홍준표 "지나가는 바람" 평가절하… 정세균 "우리나라 장유유서 있다"하태경 "보수 확장 훼방 말라" 경고… 초선 서범수 "민심이 만든 태풍"
  • ▲ 국민의힘 당 대표로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에서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로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에서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한 가운데, 신예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의 돌풍이 거세지자 당 안팎의 중견 정치인들이 견제구 날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초선들을 중심으로 이 전 최고위원과 김웅·김은혜 의원 등 신진그룹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일부 중진까지도 이들에게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홍준표 "실험정당 될 수 없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와 관련, 25일 페이스북에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다. 대선을 불과 10개월 앞둔 이 중차대한 시점에 또다시 실험정당이 될 수는 없다"고 적었다.

    초선 등을 중심으로 자신의 복당을 6·11전당대회 이후에 논의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 전 최고위원의 상승세를 평가절하한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의 의뢰로 지난 22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대표로 누구를 지지하는가'를 조사한 결과, 이 전 최고위원은 30.1%의 지지율을 얻으며 나경원 전 의원(17.4%)을 제치고 선두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인 대구·경북(22.9%)에서도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71세 정세균, 36세 이준석에 '장유유서' 거론

    이 전 최고위원이 상승세를 달리자 여권에서도 견제를 거들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국민의힘이 상당히 수혜를 보고 있지만 고민도 많을 것"이라며 "대선 관리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경륜 없이 할 수 있겠는가. 거기에다 우리나라의 특별한 문화인 '장유유서' 문화도 있다"고 말했다.

    1985년생으로 올해 만 36세인 이 전 최고위원의 당권 도전에 만 71세인 정 전 총리(1950년생)가 '장유유서'를 언급하며 당선 가능성이 없다고 꼬집은 것이다. '낡은 정당' '늙은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국민의힘이 '청년정치'를 선점한 데 따른 견제로 풀이된다.

    당 안팎의 견제는 한층 거세졌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신진그룹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초선 서범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 대표선거를 향한 관심이 가히 폭발적이다. 그 배경에는 젊은 후보들이 있다"며 "'야권을 개혁하라'는 국민적 열망이요, '문재인 내로남불 독재정권에 제대로 맞서라'는 민심이 만든 태풍이다. 당대표 후보들은 내부 총질이 아니라 정권교체의 용광로를 말하자"고 적었다.

    김기현 "역할 지장 없어" 호흡 우려 불식

    일부 중진들도 신진그룹의 도전을 응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디자이너가 젊다고 엔지니어의 역할에 지장이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원외 당협위원장(노원병)인 이 전 최고위원이 당대표에 당선될 경우 중진 원내대표와 호흡이 맞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으로 보인다.

    김 권한대행은 이어 "우리 당의 역동성이 커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꼰대정당'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변하고 혁신하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며 민주당을 겨냥해 "상대적으로 다른 당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홍준표 의원이 이준석 돌풍을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폄하했다. 보수의 세대확장을 훼방놓지 말라"며 "우리 당은 홍 의원이 이끌던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지원사격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23일 밤 페이스북에 차기 당대표선거와 관련해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란다"며 신진그룹을 지지하고 나섰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4.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