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재창출" 이해찬 측 '이재명 지원설' 인정… 온건파 정세균 vs 강성 이해찬 '불협화음'
  • ▲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원한다는 분석과 관련해 정세균 전 총리가
    ▲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원한다는 분석과 관련해 정세균 전 총리가 "와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친문계 좌장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다. 이 전 대표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모습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견제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정치적 결이 달라 함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전 총리는 24일 MBN의 '판도라'에 출연해 이 전 대표가 이 지사 지원에 나섰다는 분석과 관련해 "좀 와전된 것이라고 들었다. 잘 모르지만 좀 더 지켜보면 알 것"이라며 "제가 듣기로는 누구 편을 드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고 전했다. 

    정 전 총리는 이어 "전직 당대표 정도면 당이나 국가를 위해 판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해찬 '이재명 지원설'에 與 대선주자들 신경전

    7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 전 대표는 노무현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내고, 당대표를 두 차례나 지낸 여권 최고 실세다. 친노와 친문을 아우르는 이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180석 거대여당'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정 전 총리가 '이재명 지원설'을 부정했지만,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 지원을 기정사실화했다. 지난 12일 출범한 이 지사 전국 지지모임인 '민주평화광장'이 이 전 대표의 연구재단인 '광장'의 조직 기반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친 이해찬계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민주평화광장에 대거 합류했다.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를 맡은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전 대표 시절 당 정책위 의장을 맡을 만큼 이해찬계의 핵심으로 꼽힌다. 여기에 김성환·민형배·문정복·이해식 의원 등 민주당 현직 의원 40여 명이 동참했다. 

    조 의원도 '이재명 지원설'을 사실상 인정했다. 조 의원은 25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전 대표의 정치활동 기반인 '광장' 그룹이 민주평화광장의 모태가 됐다"며 "이해찬 대표 시절 제가 정책위 의장을 맡았고, 당시 당직을 맡았던 의원들이 많이 민주평화광장에 참여한다"고 강조했다. 

    "온건파 정세균·강성 이해찬, 어차피 함께 못해"

    "이해찬 전 대표는 다음 대선에서 민주평화 진영이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늘 강조한다"고 전한 조 의원은 "그런 점에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인물을 앞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결'이 서로 달라 당초 하나가 되기 힘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정 전 총리와 강경파로 꼽히는 이 전 대표가 당내 경선부터 손잡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25일 통화에서 "정 전 총리가 최근 당심을 얻기 위해 강경발언을 쏟아내지만, 실제로 그가 걸어온 정치행보는 실용·합리를 강조하는 온건파"라며 "강성인 이해찬 전 대표와 어차피 양립하기 어렵다. 이런 결의 차이가 결국 이 전 대표를 이재명 지사로 향하게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