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중국 공산당이 장악), 회색(중간), 흑색(부정적)의 3개 구역으로 세계인류 대별조 바이든부터 토니 블레어까지 서방에 침투한 중국 영향력 분석… '막후 정치' 분석
  •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다. 하지만 중국과의 경제적·사회적 교류가 급증하면서 어떤 이들은 중국을 그저 이름뿐인 사회주의 국가로 착각하거나, 오히려 자본주의보다 더 자본주의다운 나라로 오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사회주의를 확장하기 위한 '냉전'을 끝낸 적이 없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조직적인 통일 전선 공작을 펼치면서도 겉으로는 '평화', '우호'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나 국민들이 그 정체를 알아 챌 수 없다는 데 그 심각성이 크다.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에 상대 국가나 국민이 반발하면 경제적 원조나 사회적 관계를 하루아침에 끊어 버린다든지, UN이나 국제기구, 여타 이해관계가 있는 국가를 등에 업고 결국에는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해 버린다. 

    사드 사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으며 그들은 여차 하면 '희토류(稀土類)'와 같은 자원으로도 협박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전 세계 각계각층에 뻗친 中 공산당의 '붉은 영향력'

    호주의 정치학자이자 환경 정책 전문가인 클라이브 해밀턴(Clive Hamilton)은 중국 공산당이 호주를 잠식해 실질적으로 장악하기 위해 전개하는 파상공세와 은밀한 공작의 실태를 뒤늦게나마 깨달은 지식인 중 한 명이다. 그 실태를 고발한 책이 바로 '소리 없는 침공(Silent Invasion)'이다. 

    하지만 문제는 호주만이 아니었다. 중국 공산당은 미국·캐나다·영국을 포함한 서방 유럽국가들, 그리고 전 세계에 걸쳐 은밀하고도 고도로 정교화된 공작 수법을 동원해 삼투와 장악을 기도하고 있었다. 특히 중국 공산당은 개별 국가만이 아니라 각종 국제기구를 내부로부터 장악하면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확보한 상태였다. 

    여기에서 해밀턴의 문제의식은 전 세계로 확장된다. 서방 유럽 선진국이 자기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중국 공산당에 침탈당하고 있는 실상에 주목한 그는 머라이커 올버그(Mareike Ohlberg)와 공동 조사에 착수한다.

    올버그는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 등 서유럽 자유주의 선진국에서 중국 공산당이 전개하는 자유주의 체제와 서방 사회 파괴 공작 실태를 매우 실증적으로 분석해 온 학자다. 이 두 사람의 공동 연구 결과가 이번에 출판된 '보이지 않는 붉은 손(Hidden Hand) -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중국 공산당의 야욕'이다. 

    도서출판 '실레북스'가 펴낸 이 책은 중국 공산당이 한 국가 사회를 장악해 나가는 공작 수법과 실태를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드러내고 있다. 

    ◆ 전 세계 인류를 '적색' '회색' '흑색'으로 나눠 매수 공작

    이 책에 의하면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트럼프, 조 바이든은 물론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현직 및 역대 총리들도 모두 직간접적으로 중국 공산당과 연결돼 있거나 작업 대상이었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중국 공산당은 전 세계를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매일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임을 보여준다. 

    중국은 미국을 대체할 세계 유일의 패권 국가가 되고 싶어 하며, 현재 전 세계가 당면한 문제 해결에 있어서 민주주의보다 중국식 공산주의가 우월함을 세계 각국에 설득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그들은 이른바 '일대일로 사업'을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진행하면서 가난한 나라든 경제적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든 결코 거부할 수 없는 막대한 자본으로 유혹하거나 협박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세계를 상대로 공작을 할 때 일정한 기준을 갖고 진행한다. 마오쩌둥과 마찬가지로 시진핑도 인류를 세 부류로 나눈다. '적색 구역(중국 공산당이 장악한 구역)', '회색 구역(중간지대)', '흑색 구역(부정적 여론, '적'의 구역)'이 그것이다. 

    시진핑은 '적색 구역'을 수호하고, '회색 구역'에 손을 내밀어 이를 '적색 구역'에 통합시키고, '흑색 구역'을 상대로 투쟁하라고 당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국제 관계 또한 중국 공산당은 이미 '당에 동조하는 세력', 영향 공작의 주요 표적인 '정치적 중립 세력', 그리고 설득이 불가능한 '강경 노선 세력'으로 구분한다. 이 책은 이런 구분에 따라 이미 매수했거나 협박 또는 설득된 세력들이 서구 사회에 어떻게 존재하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 미국·영국·프랑스·호주 정부 고위층에 中 공산당 세력 침투

    이 책에 따르면 현재의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 일가에도 중국 공산당 소유의 기업이 있으며, 이들은 중국과 중요한 경제적 접점을 형성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인 닐 부시는 통일전선부와 연계된 기관들이 주최한 친중국 성향의 컨퍼런스 여러 곳에서 연설했고, 2015년부터 상원 다수당 지도자를 맡고 있는 켄터키주 상원 의원 미치 매코널은 중국 제재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매코널의 아내 일레인 차오는 중국계 미국인이자 현 미국 교통부 장관으로, 그녀의 아버지는 중공 고위직들과 십여 년에 걸쳐 관계를 맺고 있다. 

    호주도 예외가 아니다. 툭하면 불거지던 중국의 인문권제에 대해 전임 호주 총리인 폴 키팅은 인권은 단지 '서구적 가치'의 일부일 뿐 중국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중국 정부야말로 "지난 30년 동안 세계에 등장한 정부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정부라는 데 토를 달 수 없다"고 추켜세우기까지 했다.

    프랑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 총리이자 프랑스 부통령을 지냈으며, 국방·외교 위원회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장 피에르 라파렝은 2005년 중국 국빈 방문 당시 중국의 대만 침략을 승인하는 법에 동의했다. 

    2010년 중국이 이룬 성과를 찬양하는 그의 저서는 중국 공산당의 출판 기관이 중국어로만 발간했다. 실크로드를 열렬히 찬양하는 그는 여러 중국 기업들 임원을 맡고 있고,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 포럼을 본떠 중국 공산당이 개최하는 박오(boao, 博鰲) 포럼 이사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영국은 친중공적 이력이 서구 국가 중 가장 길다. 이미 1957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48그룹 클럽'에는 영향력 있는 사업가와 정치가들이 포진해 있다. 

    예를 들면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마이클 해즐틴(Michael Heseltine) 전 부총리, 존 프레스콧(John Prescott) 전 부총리, 억만장자인 웨스트민스터 공작, 블레어 정부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잭 스트로(Jack Straw), 알렉스 새먼드(Alex Salmond) 스코틀랜드 전 초대 장관, 노동당 막후 실력자이자 유럽 무역 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피터 맨델슨(Peter Mandelson)을 비롯해 영국은행, 골드만 삭스, JP모건과 밀접하게 연관된 인사들도 있다.

    ◆ 홍콩 사태 계기로 中 공산당 '위험성' 깨닫는 국가 늘어나 

    이쯤되면 '과연 대한민국은 안전한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조금만 검색해 봐도 이미 널리 이슈가 된 '조선구마사', '차이나게이트', '나는 개인이오', '춘천차이나타운' 등의 키워드 외에도 크고 작은 많은 이슈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러한 문제들이 단순한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한국과 한국인의 자유, 독립, 번영의 유지라는 실존적 문제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붉은 손' 중국 공산당은 세계 각계각층에 침투해 그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희망은 없는 것일까? 

    저자는 이에 대해 결국은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키려는 의지가 승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홍콩이나 대만처럼 중국 공산당의 직접적인 폭력에 맞서고 있는 국가부터 서서히 그들의 위험성을 깨닫기 시작한 국가와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중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 중 하나다. 중국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그에 대한 정확한 대비책이 나올 수 있다. 이 책은 중국 공산당의 실체와 본질을 정확히 인식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정보와 인사이트를 제공할 전망이다.

    ◆ 저자 소개

    클라이브 해밀턴 = 오스트레일리아 저자이자 학자. 저서로 '소리 없는 침공(SILENT INVASION)', '성장 집착(GROWTH FETISH)', '종(種)의 장송곡: 우리가 기후 변화의 진실을 거부하는 이유(REQUIEM FOR A SPECIES: WHY WE RESIST THE TRUTH ABOUT CLIMATE CHANGE)', '반항하는 지구: 인류세(人類世)에 인간의 운명(DEFIANT EARTH: THE FATE OF HUMANS IN THE ANTHROPOCENE)' 등이 있다. 그가 설립한 싱크탱크 오스트레일리아연구소에서 14년간 소장을 역임했다. 캔버라에 있는 찰스 스터트 대학교 교수인 그는 옥스퍼드, 예일대학교, 파리정치대학 객원교수도 지낸 바 있다. '포린어페어즈', '가디언', '뉴욕타임스', '타임스 고등교육 부록', '네이쳐' 등에 기고문이 실렸다.

    머라이커 올버그 = 베를린에 거주하며, 중국의 디지털 정책과 중국 공산당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메르카토르연구소 중국학 부연구원을 지냈다. 중국의 현황을 유럽 각국의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에게 브리핑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동아시아학 석사, 하이델베르크대학교에서 중국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은 외국인을 표적으로 한 중국의 선전이다. 기념비적인 보고서 '독재주의의 전진: 유럽에서 점증하는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대응(AUTHORITARIAN ADVANCE: RESPONDING TO CHINA’S GROWING POLITICAL INFLUENCE IN EUROPE)'의 공동 저자다. '뉴욕타임스',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 그리고 각종 유럽 매체에 기고문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