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김부겸·임혜숙·노형욱 임명 재가에… 국민의힘, 청와대 앞서 규탄 의총국민의힘 김기현 "文 만나게 해달라" 요구에… 靑 "검토 중" "잘 몰라" 회피
  •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소속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국무총리와 장관의 인사와 관련해 열린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소속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국무총리와 장관의 인사와 관련해 열린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국민의힘은 14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김부겸 국무총리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하자 청와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강력히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오만독선 인사참사 대통령은 사과하라'고 규탄하는 등 정부·여당의 일방적 국정운영에 항의했다.

    국민의힘, 靑 앞 항의 의총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이번 부적격 장관 후보자의 독단적 임명 강행은 청와대의 각본과 감독하에 민주당이 배우로 등장해 실천에 옮긴 참사"라며 "인사폭거이자 민주당은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이 강행처리한 김부겸 국무총리와 임혜숙·노형욱 장관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김 권한대행은 "문재인정권은 아무리 민심의 회초리를 맞아도 오만과 독선의 DNA가 전혀 고쳐지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제도를 폄하하면서 마치 그 제도가 잘못된 것인 양 희화화했다. 민심과 야당의 목소리에 대해서 그냥 흘러가는 얘기인 것처럼 치부하는 오만함도 보였다"고 비난했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정부 14년 동안 야당의 청문보고서에 대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된 장관급 사람이 총 30명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4년 동안 무려 32명을 야당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하는 인사폭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한 김 권한대행은 "말로는 협치·소통·통합을 운운하지만 그 속내는 오로지 내 편으로 가득 찬 이중적 위선이 4년 내내 반복되고 있고 남은 1년 동안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질타했다.

    '땡볕'에 장외의총으로 투쟁력 올리는 김기현호

    국민의힘이 청와대 앞에 등장한 것은 지난해 11월 말 초선의원들이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에 따른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인 것을 제외하면 21대 국회 개원 후 처음이다. 물러서지 않는 대여투쟁 기조를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는 약 80명이 참석했으며, 30도(℃)를 웃도는 날씨임에도 이탈자 없이 자리를 지켰다. 

    국민의힘은 '국민무시 협치파괴 문 정권을 규탄한다' '자격 없는 장관후보 대통령은 철회하라' '오만독선 인사참사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의 규탄 구호를 외쳤다. 이후 박성중·이용·배현진·조수진 의원 등이 규탄사를 통해 정부·여당의 총리 및 장관 임명 강행을 질타했다.

    김 권한대행은 의원총회에 앞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만나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 대독한 항의서한에는 "민주당이 포기한 입법부의 역할을 제1야당이 무거운 책임감으로 수행하고자 한다"며 "부디 임기 마지막 1년만큼은 야당과 소통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담았다.

    김 권한대행은 전날 총리·장관 인사와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했다. 

    김 권한대행은 의원총회 후 유 비서실장과 나눈 대화와 관련 "문 대통령에게 장관 임명 전에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음에도 대답 없이 일방적으로 임명한 것은 유감이다. 이런 방식으로 소통 없이 국정을 운영하는 것은 우리가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방향 몰라" 靑, 면담 사실상 거절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유 비서실장이 김 원내대표와 만나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는 질문에 "의견을 나눌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면서도 "김 권한대행이 재차 면담을 요청하신 것에 대해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그에 대한 방향은 알고 있지 못한다"며 면담 성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견해를 내놓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