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모임 '더민초' "최소 1인 낙마시켜야"… 친문계 "탈락시키자는 접근 옳지 않다"
  • ▲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왼쪽부터),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박준영 후보자는 13일 장관 후보자직에서 사퇴했다. ⓒ연합뉴스
    ▲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왼쪽부터),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박준영 후보자는 13일 장관 후보자직에서 사퇴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논란이 된 장관후보자 3인 중 최소 1인 낙마를 요구한 가운데 민주당 친문 강경파 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서 여권 내부 갈등이 고조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당 내 강경파인 친문 패권주의가 또 발동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건영 "많이 아쉽고, 납득하기 힘들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13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초선의원들의 의견을 존중을 하지만 좀 안타까운 게 있더라"라며 "보수언론과 야당이 안 된다고 하니 1명 정도 탈락시키자는 접근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우리 인사청문 제도의 문제점을 대통령도 설명하지 않았느냐"고 지적한 강 최고위원은 "예수님도 기독교장관에서는 낙마하실 것 같고, 부처님도 불교장관에서 낙마할 것 같다"고 비꼬았다.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들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국정상황실장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최소한 1명은 부적격이라는 표현이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고 납득하기 힘든 지점"이라며 "예를 들면 특정 후보가 특정한 사안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 검증도 해봤더니 해명도 안 되고 정서법상 문제가 있다고 하면 그걸 정확하게 적시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진성준 민주당 의원도 12일 페이스북에 "부적격 인사가 누구인지 특정하지 않은 채 누구라도 한 명은 낙마시켜야 한다고 요청하는 것은 정당하지도 않고 의회민주주의의 원리와도 맞지 않는다"며 "상임위원회 중심의 국회 운영 원칙에 맡겨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윤미향 의원 등 민주당 초선의원 81명이 참여하는 '더민초'는 12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에게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후보자 중 1명 이상 낙마시킬 것을 건의했다. 이들은 40여 명이 참석한 화상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은 뒤 당 지도부에 이 같은 뜻을 전하고, 이를 청와대에 전달할 것을 요구했다. 

    친문 비판 이어지자 당내선 "또 시작이냐" 

    초선의원들의 요구에 친문계가 발끈하자 민주당에서는 '친문 패권주의'의 전형적인 행태가 재현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3일 통화에서 "조금만 자신들과 입장이 맞지 않으면 비판을 쏟아내는 고질적 질병이 또 도진 것"이라며 "초선의원들이 저 정도의 행동과 패기도 없이 편만 나누는 것이 더 문제다. 이런 행태를 바로잡으라는 것이 민심"이라고 꼬집었다. 

    온라인 화상회의에 참석했다는 한 초선의원도 "3명의 후보자가 모두 문제점을 노출했고, 여론도 좋은 편이 아니다"라며 "과거 우리 당이 야당 시절 청문회에서 했던 모습과 지금의 기준이 달라진다면 이 또한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부인의 고가 도자기 불법 반입·판매 의혹으로 야당으로부터 부적격 인사로 지목받은 박준영 해양수산부장관후보자는 13일 "공직 후보자로서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자진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