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이 법사위원장" 주장도… "주사파 출신답다" "전향은 했나" "기이하다" 비판 쏟아져
  • ▲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뉴데일리DB
    ▲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뉴데일리DB
    국민의힘이 6~7일 이틀에 걸친 김부겸 국무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송곳' 검증을 이어가는 가운데,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이 김 후보자를 '화끈하게' 통과시켜주자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에 더해 하 의원이 최근 연이어 여당 측 기조에 발맞추는 목소리를 내자 일각에서는 "기이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하 의원이 "집권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맡는 새로운 관행을 만들어야 한다" "김일성 회고록 출간을 허용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송곳' 검증 한창인데… 河 "김부겸, 화끈하게 통과시켜주자"

    하 의원은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부겸 후보자를 "화끈하게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하 의원은 "도덕성 문제는 언론이 작용하기 때문에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도 검토했으면 좋겠다"며 "비공개로 해서 문제가 확인되면 언론에서 풀어내면 된다"고 말했다.

    후보자의 도덕성에 관한 인사청문을 비공개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인사청문회법을 개정해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하자는 목소리가 커진 더불어민주당 측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하 의원은 김 후보자와 관련해 "정치를 오래 했고 우리가 잘 아는 분"이라며 "화끈하게 청문회도 안 하고 통과시켰으면 좋겠다"고 후하게 평가했다. 하 의원은 이어 "야당이 항상 반대만 하고 발목만 잡으려고 하는 것보다 통 큰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국민들한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태경 "법사위원장은 집권당이"… "김일성 회고록 출간 허용"

    하 의원은 김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후한 평가' 외에도 최근 '친여' 성향의 발언을 연이어 쏟아냈다.

    여야 간 신경전이 치열한 법사위원장 문제를 두고도 하 의원은 "집권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새로운 관행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김기현 원내대표께 제안한다. 법사위원장 계속 고집하는 민주당과 더 이상 공방하지 말자"며 이같이 말했다. "집권당이 법사위원장 맡는 새로운 관행 만드는 것도 정착된다면 책임정치 구현 취지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최근 논란을 빚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판매와 관련해서도 하 의원은 '출간을 허용하자'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물의를 빚었다. <세기와 더불어>는 북한 김일성을 우상화한 회고록으로, 2011년 8월 대법원에서 '이적표현물'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쓴 글을 통해 "김일성 회고록에 속을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반문한 하 의원은 "높아진 국민 의식에 맞춰 표현의 자유를 적극 보장해야 한다"며 국내 출간을 지지했다.

    "주사파 출신답다"…"전향은 했나" 비난 쏟아져

    이같은 하 의원의 발언에 네티즌들은 "주사파 출신답다" "한심한 3류 주사파 출신, 누가 속다니, 당신도 속았잖으냐, 유체이탈인가" "전두환 회고록 폐기하라던 하태경이 김일성 회고록 출판하라고 하다니, 전향은 했나"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하 의원은 2017년 8월 9일 '바른정당' 최고위원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내 이름으로 회고록 나갔다' '당장 이 책 다 수거하고 자진폐기하겠다'고 말해야 한다. 동시에 국민한테, 그리고 광주시민들한테 정말 이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를 저술한 홍지수 작가도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하 의원의 발언을 겨냥 "<제국의 위안부>를 쓴 박유하도, <회고록> 쓴 전두환도, <보랏빛 호수>를 쓴 탈북자 이주성(5·18 당시 남파되었다고 주장하는 북한군 출신)도 검열당하고 누리지 못하는 '표현의 자유'를 왜 살인마 김일성은 사후에까지 이 땅에서 100% 누리게 해줘야 하느냐"며 "그대가 좌익에게 1을 양보하면 좌익은 그대로부터 100을 빼앗아간다(If you give the Left an inch, they take a mile from you)"고 거세게 비판했다.

    "하태경 주장, 가장 반가워할 측은 여당"

    하 의원의 일련의 발언과 관련, 김행범 부산대 정치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하태경의 주장을 가장 반가워할 측은 여당일 듯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법사위원장을 집권당에 주자'는 하 의원의 견해와 관련 "야당 의원이 주장하는 기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하태경답다. 그는 자신이 과거 여당이었던 시절에도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해야 한다고 야당에 주장한 적이 있었던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