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18인 특별전, 5월 4~30일 서예박물관 2·3층 전관
  • ▲ 김준권, '靑竹(청죽)-1302', 167×90cm×3ea, 채묵목판, 2013.ⓒ예술의전당
    ▲ 김준권, '靑竹(청죽)-1302', 167×90cm×3ea, 채묵목판, 2013.ⓒ예술의전당
    우리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대형 목판화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과 한국목판문화연구소는 '신비로운 블록버스터 판화의 세계 -나무, 그림이 되다 : LAND·HUMAN·LIFE' 전시를 서예박물관에서 5월 4~30일 24일간 개최한다.

    미술평론가이자 목판화 연구가인 김진하 전시감독(나무아트 대표)의 기획으로, 대형 목판화 104점을 비롯해 총 7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강경구, 강행복, 김상구, 김억, 김준권, 류연복, 배남경, 손기환, 안정민, 유근택, 유대수, 윤여걸, 이동환, 이윤엽, 이태호, 정비파, 정원철, 홍선웅 18명이 참여했다.

    전시는 △우리 삶의 터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1부 '국토(LAND)' △역사 속 인물과 서사를 비판적 사실주의 관점에서 보여주는 2부 '사람(HUMAN)' △자연과 사람 사이에서 발현하는 기운을 형상화한 3부 '생명(LIFE)'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김진하 전시감독은 "한국 목판화는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독자적이고 우수하지만 1980년대 이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전시를 통해 판화의 매력을 발견하고, 2000년대 한국 판화의 중요한 지점을 짚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의 특징은 100여 점의 대형 목판화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방명록에 서명한 평화의 집에 배치됐던 김준권 '산운(山韻)', 해남에서 보길도까지의 여정을 담아낸 김억의 '남도풍색(南道風色)' 등이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목판화라고 하면 단색의 강렬한 대비와 날카로운 조각칼로 판을 파내면서 드러나는 투박한 질감이 연상된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그림인지 판화인지 모를 정도로 아름답고 섬세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은 김준권의 '이 산 저 산'과 '산의 노래', 사실적 묘사가 매력적인 배남경의 '도시산책', '기도하는 사람들'이 이에 속한다. 이 외에 리듬감 있는 선의 조형과 단색판화를 콜라주하듯 표현한 강행복 '화엄(華嚴)', 일상의 경험을 다루는 유근택 연작 '우리 사이에 강이 있어'도 주목할 만하다.

    예술의전당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7시 운영됐던 관람시간을 매주 수·금요일은 '뮤지엄 나이트'로 오후 8시까지 1시간 연장한다. 유아·어린이·청소년(만 18세 이하), 65세 이상의 어르신, 미술 전공 대학생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