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만났고, 이재명의 신체비밀 알고 있고, 이재명 가족비밀까지 알고 있다"손배소 첫 공판, 원고 자격으로 21일 출두‥ "이재명과 15개월 교제 사실은 불변"
  • ▲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 출두한 배우 김부선과 강용석 변호사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판에 임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상윤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 출두한 배우 김부선과 강용석 변호사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판에 임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상윤 기자
    3년 전 "나를 정신병자로 몰아간 이재명을 반드시 법정에 세우겠다"고 다짐했던 배우 김부선(61)이 원고 자격으로 먼저 법정에 출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을 허언증·마약 환자로 몰았다며 2018년 9월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김부선은 지난 21일, 무려 3년 만에 열린 첫 공판에서 "이재명을 만났고, 이재명의 신체 비밀을 알고 있고, 이재명의 가족 비밀까지 알고 있다"며 이 지사와 15개월간 연인 관계를 유지한 사실이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옛 연인으로서 너무 비참… 돈으로라도 보상받게 해달라"

    이날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6부(재판장 우관제)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 소송대리인인 강용석 변호사와 함께 출석한 김부선은 "이재명과 싸우고 (이 지사로부터)쌍욕과 협박을 받았을 때 너무 치가 떨려 전화번호도 바꾸고 지방으로 내려가 외롭게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제가 형사고소를 취하자마자, 강용석 변호사가 교도소 간 사이에 (이 지사가)수천명을 시켜 저를 형사고발했다"며 "아무리 살벌하고 더러운 정치판이라고 하지만 1년 넘게 조건 없이 맞아준 옛 연인에게 이건 너무 비참하고 모욕적이어서 안 나오려 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8년 김부선이 이재명 지사에게 민사소송을 걸면서 동시에 이 지사를 공직선거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나, 그해 말 "이젠 더 이상 시달리기 싫다"며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한 것을 가리킨 것. 검찰은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김부선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형사고소를 취하한 뒤 강용석 변호사 면회를 갔더니, 강 변호사가 '민사소송마저 취하하면 오히려 역고소가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해 민사는 취하 안 했다"는 사연을 밝힌 바 있다.

    김부선은 "내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인들의 싸움에 말려들었다"며 "그 사건으로 남편 없이 30년 넘게 양육한 딸을 잃었고, 가족들이 부끄럽다고 4년 내내 명절에 연락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재판하지 말고 이 가여운 배우의 부당함을 돈으로라도 보상받을 수 있게 해달라. 그래야 제가 살 것 같다"고 오열을 터뜨렸다.

    "이재명 때문에 10kg 빠져… 쌀 한 가마니라도 보내야 남자 아니냐"

    김부선은 이날 법정에 들어서기 직전, 취재진을 상대로도 이재명 지사를 향한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당신도 아들 둘이 있는데, 우리 딸에게 부끄러워하고 감사해야 한다"며 "체중도 10kg 빠졌다. 쌀이라도 한 가마니 보내야 남자 아니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일갈했다.

    김부선은 "후배 배우들에게도 한마디 하겠다"며 "정치인과 스캔들이 나도 절대 폭로하지 마라. 나처럼 거지된다. 비겁하게 '정인이 사건', 'LH 사건'에 침묵해야 연예계 생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를 겨냥한 김부선의 '격정 토로'는 다음날(22일)까지 이어졌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성근 씨 2007년 12월 대선 며칠 전 제게 설악산 단체 겨울산행 동반 가능한지 전화 했었죠? 그때 제 곁에는 이재명이 누워 있었어요"라는 글을 올리며 당시 이 지사와 교제 중이었다는 사실을 재차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에게 당신이 산행 제안한 걸 자랑처럼 말했고, 이재명이 '잘됐다. 좋은 분인데 사귀어봐라'는 헛소리를 해서 대판 싸우고 5개월간 안 본 적도 있네요"라는 일화까지 공개했다.

    김부선은 "그때 산행하며 이재명의 말을 전한 줄 알았는데 그런 말을 들은 적 없으시다니 곰곰이 생각해봤다"며 "제 기억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선배께 말씀드린 게 오래전 일이라 착오가 있을 수도 있음을 전하며 늦었지만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 지사는 자신과 15개월 사귀었다는 김부선의 주장에 "양육비 문제를 상담한 일은 있지만, 집회 현장에서 몇 차례 우연히 만난 게 전부"라며 교제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 ▲ 이재명 경기지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 도착한 배우 김부선과 강용석 변호사. ⓒ정상윤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법원에 도착한 배우 김부선과 강용석 변호사.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