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굼벵이 조롱받는 신세… 관료들에게만 못 맡겨" 기업 참여하는 백신 구매 외교단 제안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월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자원봉사에 나서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권창회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월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자원봉사에 나서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권창회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2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코로나 백신 확보를 위해 화이자·모더나를 방문하는 등 '백신외교'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 백신 주무장관, 여야 의원, 기업인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백신 구매 외교단 구성을 제안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빛 바랜 K-방역 성과에만 집착해 코로나 백신 문제를 풀어내지 못한다면 역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과거만 파먹으며 정쟁만 일삼다가 대한민국을 후퇴시킨 최악의 집권 수구세력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광주 당원 간담회에서 만난 인사 중 한 명이 코로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정례 최고위원회를 취소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간 안 대표는 백신 확보 미비에 따른 답답함을 문 대통령을 향해 털어놓은 것이다.

    "결국 文 장담한 모더나 백신 상반기 도입 불발"

    "(문 대통령이) 모더나 백신 회사 CEO와 통화하는 보여주기 '쇼'를 하면서 국민들에게 모든 게 잘 될 거라고 그 순간은 모면했지만, 백신 수량과 시기에 대한 확실한 공급 계약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넘어갔다"고 지적한 안 대표는 "결국 장담했던 모더나 백신의 상반기 도입은 불발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홍남기 국무총리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모더나 백신 4000만 도스(2000만 명분) 중 상당부분이 상반기에는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며 하반기 도입을 시인한 데 따른 지적이다. 

    청와대가 상반기 도입을 공언한 모더나 백신 공급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안 대표는 "방역은 백신 접종에 따른 집단면역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치료제로 감염병이 종식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문재인정부가) K-방역을 자화자찬하는 사이에 이제는 외국으로부터 백신 굼벵이가 됐다는 조롱을 받는 처지가 됐다"고 탄식한 안 대표는 "백신 접종률은 제3세계 개발도상국들보다 못하고, 마스크 벗고 다니는 영국· 이스라엘을 마냥 부러워하는 신세가 됐다"고 꼬집었다.

    "백신 수급 장담하던 정세균, 대권행 위해 자리 내놔"

    안 대표는 방역 컨트롤타워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수장이었으나 후임이 인선되기도 전에 신속하게 퇴임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강하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아직 정신 못 차렸다"며 "백신 수급을 장담하던 총리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대선 출마하겠다고 자리를 내놓았다. 정치도의적으로 맞나"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백신 문제를 관료들에게만 맡겨 놓을 수 없다며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백신 구매 외교단 구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이 단장이 되고 주무장관, 여야 의원, 의료계, 관련 기업 인사들로 범정부 차원의 구매 외교단을 구성하고 직접 순방에 나서달라"고 촉구한 안 대표는 "정부에서 요청한다면 저도 그 특사단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 민과 관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우리는 언제쯤 마스크를 벗을 수 있습니까?' 여기에 성실하게 대답하기 바란다"며 "임기 중에 단 한 번이라도 대통령의 실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