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비판하는 에펨코리아 유저와 소통"… 10분 뒤 '딴지일보' 게시판에 "가입 부탁"에펨코리아 운영진 "정치인이 좌표 찍는 건 비정상적 행위"… 김남국에 공식 항의
  •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DB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데일리DB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의원 신분으로는 이례적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공식 항의를 받아 망신을 샀다.

    20대 청년층과 소통하겠다고 나섰다 뒤로는 '문빠(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좌표를 찍은 것이 들통나면서다. 야당은 김 의원에게 "청년 커뮤니티 공격행위를 멈춰 달라"고 요구했다.

    "소통하고 싶다" 10분 뒤 친문 네티즌에 '화력 요청'

    김 의원은 12일 오후 9시55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에펨코리아 커뮤니티 유저 여러분을 찾아뵈려고 한다"며 "저에 대해서 가장 많은 비판을 하는 사이트인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3위 규모의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는 2030세대가 주류인 커뮤니티다. 에펨코리아는 문재인정부 초기 친문(친문재인) 성향이었으나 '조국 사태' 등을 겪은 후 대표적 반문(반문재인) 성향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했다.

    김 의원은 스스로 "나이는 ㅜㅜ 좀 먹었지만 20살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소개한 후 "(에펨코리아 네티즌들과) 더 가깝게 소통하고 민주당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솔직하게 (민주당이) 갑자기 확 바뀌기는 어렵다. 잘 아시는 것처럼 당내 상황도 있고, 에펨코리아 유저분들이 고민하시는 것처럼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전제한 김 의원은 "그럼에도 듣고 싶다. 바꿀 수 있는 작은 것들이 있으면 바꿔 나가고, 민주당 내 의원님들 생각을 조금씩 바꿔 나갈 수 있도록 생각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순수하게 20대 청년들의 고충을 청취하겠다던 김 의원은 약 10여 분 후 방송인 김어준 씨가 총수로 있는 대표적 친문 성향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찾아갔다. 

    김 의원은 이 커뮤니티에 '딴게이 선배님들께서 적극 소통하라고 조언해 주셔서 용기를 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에펨코리아를 비롯해서 에브리타임 등등 여러 사이트에서 직접 소통하고, 우리 당이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해나가겠다"며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말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올렸다. 

    그러면서 "딴게이 선배님들께서 말씀해 주신 에펨코리아를 비롯해 여러 커뮤니티 소통 창구를 함께하겠다"며 "다들 가입해 주셔라. 필수입니다!"라고 부탁했다. 

    에펨코리아 "비정상적 행위" 항의

    이 글이 알려지자 에펨코리아에는 "좌표 찍기 같은 거를 하면서 소통하자는 게 말이 되나"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자가 대놓고 여론조작 시도하네" "본인만 오면 되는데 대깨문 사이트에서 여론몰이 하려고 이상한 헛짓거리 해서 욕만 더 먹네" 등의 비판글이 올라왔다.

    이에 에펨코리아 운영진은 13일 자정 공식 견해를 내고 김 의원을 향해 "펨코에 좌표 찍기 하지 마시길 바란다"며 "상식적으로 정치인이 소통을 명목으로 타 사이트에 좌표 찍는 행위는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된다. 타 사이트에 피해 주는 행위는 자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야당에서도 김 의원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청년 커뮤니티 공격행위를 당장 중단하라"며 "김남국 의원이 자신의 지지세력을 이끌고 펨코 등 청년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소통하겠다고 하는데 이게 어떻게 소통인가. '맛 좀 봐라' 식의 좌표 찍기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 ▲ ⓒ에펨코리아 캡처
    ▲ ⓒ에펨코리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