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논란으로 주연 배우 하차… 총 20회 중 19회까지 촬영 마친 제작사 '멘붕'
  • ▲ 지난해 영화 '기쁜 우리 여름날'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한 지수(28·김지수·사진)가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여 출연 중인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뉴데일리
    ▲ 지난해 영화 '기쁜 우리 여름날'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한 지수(28·김지수·사진)가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여 출연 중인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뉴데일리
    '학교폭력' 논란으로 주연 배우가 중도 하차하는 피해를 입은 드라마 제작사(빅토리콘텐츠)가 해당 배우의 소속사(키이스트)를 상대로 3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배우 박혜수와 심은우, 아이돌 가수 수진과 이나은, 현진 등 '학폭 논란'에 휩싸인 배우와 가수들이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이들의 '이미지 실추'로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는 제작사나 연예기획사들이 늘고 있다. 

    이번 소송은 학폭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제작사가 배우 측을 상대로 유·무형적 피해 보상을 청구하는 첫 번째 소송이라는 점에서 방송·연예가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빅토리콘텐츠 "키이스트가 협상에 제대로 나서지 않아 소송"

    KBS 2TV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을 제작한 빅토리콘텐츠는 지난 2일 "배우 지수의 소속사 키이스트를 상대로 손해액의 일부를 청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빅토리콘텐츠는 "이 사건은 키이스트 소속 배우인 김지수(이하 지수)의 학교폭력과 관련된 것"이라며 "3월초경 지수가 학교폭력을 행사했다는 제보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키이스트와 지수 측은 이러한 비행 사실을 인정하고, '달뜨강'에서도 하차하기로 했다"고 저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빅토리콘텐츠는 "달뜨강은 사전 제작으로 진행돼 학폭 논란이 있던 시점은 거의 촬영이 끝나는 시기였다"며 "그러나 배우가 교체되면서 해당 장면들을 전면 재촬영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1회부터 6회까지의 분량을 재촬영했다"고 밝힌 빅토리콘텐츠는 "이로 인해 스태프 비용, 장소 및 장비 사용료, 출연료, 미술비 등을 손해봤고, 시청률 저하, 해외고객 클레임 제기, 기대 매출 감소, 회사 이미지 손상 등 장래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엄청난 손해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빅토리콘텐츠는 "이러한 손해배상을 조속히 회복하고 드라마 제작에 다시 전념하기 위해 키이스트 측과 손해배상에 대한 협의를 성실히 진행하고자 했으나, 키이스트 측의 비협조로 인해 부득이하게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며 민사소송을 진행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를 밝혔다.

    키이스트 "합의 위해 최선 다하는 중‥ 언론 통한 대응 자제할 것"

    이에 대해 키이스트는 "제작사 측과 소통하면서 책임을 피하지 않고 성실히 합의에 임했다"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인데 갑자기 소송을 제기해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키이스트는 "소속 배우 지수에게 학폭 논란이 일어난 뒤, 제작사인 빅토리콘텐츠 및 KBS 방송사와 긴밀하게 협의했고, 지수 배우 역시 아무런 전제 없이 조속히 사과했다"며 "당사는 갑작스러운 배우 교체로 인한 제작사 및 제작진이 겪는 어려운 상황에 깊이 공감, 지수 배우 분량 대체를 위한 추가 촬영분에 소요된 비용에 한해 책임질 의향이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31일 빅토리콘텐츠에 제안한 '합의안' 전문을 공개한 키이스트는 "다만 빅토리콘텐츠 측에서 제시한 제작비 추정 금액으로 최종 합의를 하기에는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하므로 실제 정산 내역을 제공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했다"며 "아직 촬영이 진행 중이라 최종 정산까지는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예정이므로 그전에라도 우선 도움이 되고자 일부 선 지급을 해드리겠다고까지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빅토리콘텐츠 측이 주장하는 대로 당사의 비협조적 대응으로 합의가 무산되었다는 것은 사실과 매우 다르다"며 "그동안 KBS와 드라마 제작사 협회 측에 객관적인 중재도 요청해가면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성실히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공식 입장문이 기사화되면서 빅토리콘텐츠와의 '갈등'이 표면 밖으로 드러나자 키이스트는 추가로 입장문을 배포해 "보도자료 배포를 통한 '여론전'으로 해당 드라마에 또 다른 피해를 드릴까 우려된다"며 "원만한 합의를 위해 향후 언론을 통한 대응은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수, 중학생 때 일진‥ 폭행·왕따·괴롭힘 주도"

    지난 2월 15일부터 KBS 2TV에서 방영 중인 월화극 '달이 뜨는 강'은 총 200억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평강 공주'와 '온달 장군'의 운명에 굴하지 않는 순애보를 새로운 시각으로 그려, 방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그런데 6회 이후부터 남자 주인공 온달 역을 맡은 지수가 충격적인 학폭 논란에 휘말리면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지난달 2일 네이트판에 중학생 시절 지수의 학폭 의혹을 제기한 갖가지 글이 쏟아지면서 들끓기 시작한 '비난 여론'은 급기야 지수의 드라마 하차를 요구하는 목소리로까지 번졌다.

    논란이 커지자 지수와 키이스트는 자필 사과문과 공식 입장을 통해 "용서 받을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며 "저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무릎꿇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키이스트는 "지수는 배우로서 계획된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통렬한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지난달 5일 드라마 하차 결정을 내렸음을 전했다.

    반 사전제작 드라마로 이미 19회까지 촬영을 끝낸 '달이 뜨는 강'은 6회를 방송한 시점에서 학폭 논란으로 지수가 하차하자, 배우 나인우를 긴급 투입해 7회부터 '나인우 버전'으로 드라마를 다시 찍어 방영하는 고충을 겪고 있다.

    이후 지수가 출연한 1~6회분 '다시보기'를 일시 정지한 제작진은 '나인우 버전'으로 해당 분량을 새로 찍은 뒤 지난달 29일 '1화'를 시청자들에게 재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