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지지" 현장연설 28세 대학원생, 알고 보니 민주당 대학생委 대변인 출신 "오세훈 비판" 30대 여성은 현직 민주당 2030청년선대위원장… 왜곡 논란 가속화
  •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유세하며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유세하며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후보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했던 20대 청년이 민주당 당직자 출신으로 확인돼 '거짓 유세 동원'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이 청년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무리한 전략을 짰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 후보 측은 조직 파악에 어려움이 있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28세 대학원생"이라더니...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대변인 이력

    지난달 31일 동작구 태평백화점 앞에서 열린 박 후보 선거유세 현장에서는 자신을 '28세 대학원생'으로 소개한 홍모 씨가 지지연설을 했다. 홍씨는 이날 유세 차량에 올라 "모든 2030세대가 오세훈 후보를 지지한다는 식의 왜곡된 거짓말을 바로잡기 위해 용기를 내 올라왔다"고 밝혔다.

    홍씨는 유세에서 "집값 상승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컸지만, 분노를 가라앉히고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며 "청년 1인가구 월세 지원 확대, 청년주택 추가 공급을 통해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사람은 박 후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제는 홍씨가 일반 청년 유권자처럼 소개됐지만 민주당 당직자 출신이라는 점이다. 홍씨는 지난달 초까지도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대변인으로 활동했으며, 대변인 명의 논평도 게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뿐만 아니라 같은 날 이어진 관악구 집중유세에서 박 후보를 지지하던 시민 역시 민주당 당직자로 확인됐다.

    자신을 30대 여성 시민이라고 소개한 박모 씨는 "코로나19로 힘들고 일상을 회복해야 하는 상황에도 물어뜯기식 정권 심판을 얘기하며 두루뭉술한 정치적 수사로 포장하는 서울시장을 원하지 않는다"며 "불도저식으로 사는 사람, 내쫓는 개발 추진하는, 아이들 밥 먹는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삼고, 비강남·강남을 구분하는 서울시장을 원치 않는다"고 에둘러 오세훈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나 박씨는 민주당 2030청년선대위원장으로 확인됐다.

    朴 "사전 인지 못해"… "민주당 거짓과 위선에 등 돌리는 것" 비난

    박 후보 캠프도 홍씨가 전직 대학생위원회 대변인, 박씨가 2030청년선대위원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대학생위 조직을 파악하기 어려워 미처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며 "기획안에 전직 당직자라고 기재된 것도 아니고, 현장에서 올라온 것으로 사전에 준비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당직자를 평범한 대학원생으로 둔갑시켜 청년들의 마음을 얻어보려 한 심보가 괘씸하다"며 "청년들은 그런 민주당의 거짓과 위선에 등을 돌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1일 통화에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광화문 호프집에서 갑자기 시민모임을 할 때 노량진 취준생이라는 청년이 문 대통령과 구면이었던 사이 아니었느냐"며 "선동과 왜곡이 좌파의 기본"이라고 힐난했다. 

    황 평론가는 "아무리 그래도 청년대변인, 청년선대위원장을 몰라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선거유세에서 누가 어떤 말을 할지 모르는데 사전에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오세훈 후보에 뒤지는 상황에서 청년 표심을 얻으려 하다 보니 박 후보가 무리한 전략을 편 것"이라고 지적한 황 평론가는 "민주당이 국민을 속이기 위해 또 하나의 퍼포먼스를 펴다 들통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