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文 부동산 잘못" 인정한 뒤로 '文 언급' 자제… 노웅래 "선거에서 文 이름 안 나와야"
  • ▲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박 후보 캠프
    ▲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박 후보 캠프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 지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4·7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열세인 것으로 나타나자 문재인정부의 핵심정책들을 부랴부랴 뒤집으며 문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에서는 "4월7일로 예상된 레임덕이 벌써 시작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금 대통령 얘기할 때 아니다"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노웅래 최고위원은 1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번 유세 현장에서 민주당이 문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이 사라졌는데,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선 것이냐'는 물음에 "지금은 대통령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노 최고위원은 "지금은 후보 간 경쟁, 상품성, 경쟁력을 얘기해야 하는데, 사실 지금 서울시장보궐선거가 그렇게 되고 있지 않은 것이 잘못된 것"이라며 "당연히 문 대통령 이름이 안 나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최고위원은 문재인정부가 실수요자를 대상으로도 강하게 규제해온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과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장기 무주택자와 생애최초주택 구입자를 지원하기 위해 LTV·DTI를 상향할 예정"이라고 말해 야당으로부터 선거가 다가오자 황급히 부동산 규제 완화를 약속하고 나섰다는 비판을 받았다. 

    노 최고위원도 이와 관련한 물음에 "지금 상황 자체가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며 "청년과 신혼부부, 1가구1주택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상당히 심한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동조했다.

    "'문재인 보유국' 朴, 문재인의 '문'자도 언급 안 해"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후보도 문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는 의심을 받는다. 박 후보는 지난달 29일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TV토론회에서 "문재인정부가 부동산정책을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인정한 데 이어 최근 선거 유세에서는 문 대통령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과 박 후보가 이 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등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실책에 들끓는 민심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최저치를 기록했고, 민주당 지지율도 국민의힘에 역전당한 상태다.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 나선 민주당 후보도 국민의힘 후보에게 20%p가량 뒤진다. 

    이에 야당도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민주당과 박영선 후보가 돌변했다"고 지적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 후보는 민주당의 맏딸임을 자임해 왔고, 문재인 보유국의 신민(臣民)임을 내세웠다"며 "어제(31일)는 당명조차 적혀 있지 않은 유세 점퍼를 입고 서울을 누볐고, 유세할 때는 문재인의 '문'자도 언급이 없다"고 꼬집었다.

    배 대변인은 그러면서 "왜 박영선은 민주당을 버리나. 하긴 난파선에서 탈출하는데 무슨 의리를 따지겠느냐"며 "4월7일로 예상된 레임덕의 시작이 박영선으로부터 벌써 시작됐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