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 "박영선 후보 측에 편중된 리포트… 여당 지원 의도 엿보여"
  • ▲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소식을 다룬 KBS '뉴스9' 리포트. ⓒKBS '뉴스9' 방송 화면 캡처
    ▲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소식을 다룬 KBS '뉴스9' 리포트. ⓒKBS '뉴스9' 방송 화면 캡처
    KBS 메인뉴스인 '뉴스9'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의 주장을 여당 편향적으로 보도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KBS노동조합(위원장 허성권)은 26일 'KBS가 박영선 선대본부인가?'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뉴스9가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 관한 리포트를 거의 동일한 길이로 제작·보도했으나, 내용적으로는 박 후보를 밀어주기로 작정한 듯 보였다"며 '제목'과 '구성' 모두 박 후보에게 유리한 기사였다고 비판했다.

    KBS노조는 "먼저 뉴스9는 <민주 "吳, 이명박 시즌2, 극우정치인…朴 "LH 사태 원조격, 이해충돌">이라는 기사 제목에서 상대방을 '이명박 시즌2' 'LH 사태 원조격' 등으로 비방하는 박 후보의 추장을 충실히 반영한 반면, <吳 "朴, 문재인 아바타, 박원순 시즌2"…김종인 호남행>이라는 기사 제목에서는 뜬금없이 보궐선거와 직접적 관련성이 떨어지는 '김종인 호남행'을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주장, 대부분 반영… 오세훈 주장은 하나만 실어"


    KBS노조는 "두 기사는 구성면에서도 한쪽에 치우쳤다"며 "박 후보 리포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박 후보가 오 후보를 공격한 내용(△오 후보가 극우 정치인이라는 주장 △내곡동 땅 의혹이 '셀프보상'이자 '이해충돌'이라는 주장 △오 후보가 이명박 시즌2라는 주장)을 소개하거나 박 후보의 선거 공약(10만원 재난위로금을 지급한다는 주장)을 자세히 보도했고, 나아가 과거 오 후보의 발언을 박 후보의 의도에 맞게 앞뒤 맥락을 자르고 삽입해 박 후보의 의도를 꼼꼼하게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 후보 리포트는 '박 후보가 박원순 시즌2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아바타'라는 오 후보의 주장 하나만 실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KBS노조는 "박 후보 리포트는 오 후보의 발언까지 넣어 박 후보의 주장을 강화한 반면, 오 후보 리포트는 △민주당에 의한 성추행 2차 가해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박 후보가 왜 문 대통령의 아바타고 △박원순 성추행 사건의 시즌2인지에 대한 논거를 전혀 소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대신 "오 후보 리포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선대위 합류 소식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광주 방문 내용을 반 이상 집어넣었다"고 지적한 KBS노조는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합류 내용이 오 후보에게 유리한 지점이긴 하지만 상대에 대한 공세와는 결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리포트에 뜬금없이 '김종인 광주 방문' 삽입"


    KBS노조는 "가장 황당한 것은 김 비대위원장의 광주 방문 소식"이라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내용을 억지로 넣은 것도 모자라, '김 비대위원장의 방문이 오 후보를 밀어주려는 정치쇼'라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의 인터뷰까지 실었다"고 비판했다.

    허성권 KBS노조위원장은 "뉴스9의 박영선 후보 리포트는 박 후보가 오 후보를 공격하는 모든 내용을 반영한 반면, 오세훈 후보 리포트는 오세훈 진영의 약점 혹은 문제점을 소개하는 내용이 반 이상 들어있다"며 "사실상 두 리포트 모두 박 후보를 지원하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허 위원장은 "어느 한쪽의 비중을 낮추거나, 프레임을 왜곡해 은근히 한쪽에 유리하게 보도하는 과거의 적폐는 있었지만, 이렇게 반대편 정파의 주장을 전하는 리포트마저 그 정파가 아닌 '정권의 이익'이 되도록 편집하는 놀라운 꼼수를 여태껏 본 적이 없다"며 "KBS가 이제는 '정권의 주구'라는 오명조차 기꺼이 받아들이고 민주당 선거 운동에 나서기로 작정한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