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전 여친 "증거부족‥ '무고죄'로 인생 망칠까 두려워 소 취하"
  • ▲ 정준영이 2016년 9월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결코 몰래카메라를 촬영한 사실이 없으며 이번 사건은 서로간 말다툼 과정에서 불거진 해프닝이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뉴데일리
    ▲ 정준영이 2016년 9월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결코 몰래카메라를 촬영한 사실이 없으며 이번 사건은 서로간 말다툼 과정에서 불거진 해프닝이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뉴데일리
    정준영(32·구속)을 '몰카' 혐의로 고소했다 일주일 뒤 '처벌불원탄원서'를 내 의문을 자아냈던 여성이 5년 만에 입을 열어 당시 고소를 취하했던 것을 후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3일 A씨는 2019년 12월 19일 게재된 SBS 유튜브 채널 '끝까지 판다' 영상에 "우연히 이 영상을 보게 돼 댓글을 단다"며 고소를 철회하게 된 배경을 밝히는 글을 올렸다.

    5년 전 정준영을 불법촬영 혐의로 고소했던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사건이 모두 종결되고 진실이 밝혀진 지금, 5년간 잘못 알려져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제 이야기를 직접 바로잡고자 한다"며 "일주일 만에 고소를 취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신고 이후 변호사 상담 결과 증거가 불충분해 제가 무고죄를 뒤집어 쓸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정준영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진 A씨는 2016년 9월 6일, 정준영이 자신의 신체를 휴대폰으로 몰래 촬영했다며 정준영의 처벌을 요구하는 형사고소장을 서울성동경찰서에 냈다. 그러나 일주일 후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고소를 취하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양측의 의견을 종합한 검찰은 '혐의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이와 관련, A씨는 "당시 개인적 고통 해소와 정준영의 재범 방지라는 대의를 갖고 고소했으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중요한 시기에 아무리 정준영의 죄가 중할지언정, 유명 연예인을 상대로 저에게 억울한 전과가 생기거나 긴 법정다툼으로 이어질수 있는 일을 벌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무고죄'로 처벌될 가능성 있다는 말에 고소 취하"


    A씨는 "그래서 경찰조사 이후 정준영을 만나 불법촬영 및 유포는 상대방의 삶을 무너뜨리는 범죄임을 설명했고, 정준영에게 다른 여성을 상대로도 다시는 불법 촬영을 하지않을 것, 동영상 유포시 책임질 것 등을 약속받은 뒤 고소를 취하했다"고 덧붙였다.

    또 A씨는 고소 취하 이후, 정준영에 대한 탄원서를 작성하고, 성관계 동영상이 없다고 부인했던 것에 대해서도 "이 사건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언론에 보도될 것이 걱정됐다"며 "저는 이 일에서 벗어나 취업준비에 집중하고 싶었고, 정준영이 빠르게 무혐의를 받아야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A씨는 "하지만 정준영이 저 외에도 수많은 여성의 영상을 유포해 인권을 유린하고 성폭행까지 하는 악질적인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절대 정준영에게 협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부분에서 당시 경찰의 부실 수사 등으로 인해 정준영의 범죄가 드러나지 않게 된 점에 대해서는 저 또한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A씨는 "저는 제가 끝까지 싸워내지 못하고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한 후회와 자책 등으로 더 큰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만, 시간이 흐른 이제는 많은 분이 성범죄 피해자의 심경에 공감해주고 함께해주는 세상이 오게 돼 참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범죄 피해는 당신 잘못이 아니라는 말 해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이 글을 보는 다른 범죄 피해자 분들에게도 범죄 피해는 당신의 잘못이 아니며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라는 것, 그리고 피해자인 당신이 완벽하게 대처하지 않았더라도 괜찮다는 것, 당신의 인생을 짓밟은 범죄자가 처벌을 받는 것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준영은 2015~2016년 불법촬영한 여성들의 신체 사진과 성관계 영상을 최종훈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올리고, 채팅방 멤버들과 공모해 만취한 여성을 집단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2019년 구속기소됐다.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정준영은 양형부당과 사실오인 등을 주장하며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 ▲ 정준영이 2016년 9월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결코 몰래카메라를 촬영한 사실이 없으며 이번 사건은 서로간 말다툼 과정에서 불거진 해프닝이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뉴데일리
    ▲ 정준영이 2016년 9월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결코 몰래카메라를 촬영한 사실이 없으며 이번 사건은 서로간 말다툼 과정에서 불거진 해프닝이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뉴데일리
    ■ 정준영 전 여자친구 A씨가 유튜브 채널 '끝까지 판다' 댓글난에 올린 심경글 전문

    안녕하세요 2016년 정준영을 불법촬영 혐의로 고소했던 사람입니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영상을 보게 되어 댓글을 답니다.

    사건이 모두 종결되고 진실이 밝혀진 지금 5년간 잘못 알려져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제 이야기를 이번 기회를 빌어 직접 바로잡고자 합니다.

    저는 정준영이 저에게 소홀하여 우발적으로 고소한 것이 아니고, 고소를 당한 후 정준영이 저와 사귀는 척 달래서 고소를 취하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개인적 고통 해소와 재범 방지라는 대의를 갖고 고소를 했으나 일주일만에 고소를 취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신고 이후 변호사 상담 결과 증거가 불충분하여 제가 무고죄를 뒤집어 쓸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당시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중요한 시기에 아무리 정준영의 죄가 중할지언정 유명 연예인을 상대로 저에게 억울한 전과가 생길수 있는 일을 벌이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경찰 조사 이후 정준영에게 고소 사실을 알리고 정준영을 만나 정준영에게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어 정준영이 일방적으로 동영상을 촬영한 정황 증거를 취득하여 저를 지킬수 있는 방편을 마련한 후에 고소를 취하 한 것입니다.

    고소 취하 이후 제가 정준영에게 협조하여 탄원서를 작성하고 성관계 동영상이 없다고 부인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2016년 9월, 고소는 취하하였으나 정준영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정준영이 유죄 판정을 받을 경우에 언론에 보도될것이 걱정되었습니다. 언론 보도를 예상 못했던 것은 아니나 저는 이만 이 일에서 벗어나 취업준비에 집중하고 싶었고 그 당시 제 판단으로는 정준영이 빠르게 무혐의를 받아야 저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는 불필요한 언론 보도를 막을수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리석다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당시 사회분위기상 이 일이 알려지면 피해자에 대한 관심도 생겨날 것이 분명했고, 성관계 동영상이라는 구체적 피해사실이 알려지는것도 미래에 제 발목을 잡을 것으로 생각하여 저는 더이상 이 일이 커지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또 악플에 시달리면서 제가 별것 아닌 일로 정준영의 커리어를 망치고 관련 방송 종사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죄인이라고 생각하게 되어 정준영의 복귀를 도와야한다는 비이성적 판단을 하게된 것도 있습니다.

    실제로 언론 보도 이후 저는 많은 악플에 시달렸고 구체적 피해 사실이 공개되어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아마 정준영이 저 외에도 수많은 여성들의 영상을 유포하여 인권을 유린하고 성폭행까지 하는 악질적인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절대 정준영에게 협조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당시 경찰의 부실 수사 등으로 인해 정준영의 범죄가 드러나지 않게된 점에 대해서는 저 또한 깊은 유감을 느끼는 바입니다.

    현재 알려진바와 같이 경찰의 부실수사와 정준영 봐주기가 있었고 결국 제가 2016년도에 그 싸움을 이어나갔을 경우의 결말은 제가 결국 무고죄로 피소당하고 제 인생이 완전히 망쳐지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고소를 취하한 이유는 “불법 촬영의 피해를 겪고도, 무고죄로 피소당하여 제 인생이 망쳐질까봐”입니다.

    정준영에게 죄를 묻는것이 저에게 더 큰 피해로 다가올까봐 용서하고 그를 옹호할수 밖에없었던 힘없는 사회초년생이었던 제 심정은 얼마나 참담하고 무기력했을까요.

    게다가 정준영의 무혐의 판결 이후 저는 정준영의 휴대폰이 복원되었고 그 안에는 여성들의 동영상을 카톡으로 유포한 내용이 발견되었으나 그것이 저의 영상은 아니었기에 무혐의를 받은 것이라는 소문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영상이 제가 아닐지언정 정준영의 범죄자가 아닌 것이 아닌데 무혐의를 받은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저는 제가 끝까지 싸워내지 못하고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한 후회로 더 큰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사건 이후 저는 이렇게 공식적인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려 앞으로 누가 내 말을 믿어주겠나 하는 생각, 그냥 내가 참고 지나갔어야 했나,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한 내가 참 바보같다는 자책부터 시작해서 세상에 대한 원망 그리고 결국은 정준영이 억울한 척하며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현실 앞에 수많은 생각들이 수년간 절 괴롭혔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모든 억울함과 후회 원망을 극복해내고 결국은 나 자신을 응원하며 제 삶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왔고 현재 고귀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2016년의 저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려다 완전히 깨져버렸지만 시간이 흐르고 많은 이제는 많은 분들이 성범죄 피해자의 심경에 공감해주고 함께해주는 세상이 오게되어 참 다행스럽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다른 범죄 피해자 분들에게도 범죄 피해는 당신의 잘못이 아니며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라는 것, 그리고 피해자인 당신이 완벽하게 대처하지 않았더라도 괜찮다는 것, 당신의 인생을 짓밟은 범죄자가 처벌을 받는 것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또 지금은 힘드시겠지만 언젠가 반드시 저처럼 행복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