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 거듭하는 기성용 성추행 의혹‥ 재판과 경찰 수사 통해 판가름
  •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기성용(32·FC서울·사진)이 초등학생 시절 축구부 후배들을 유사강간했다는 의혹이 한 달째 잡음을 빚고 있다.

    한 달 전, 기성용과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다는 후배들의 폭로로 시작된 이 같은 '성추문'은 기성용의 반박과 폭로자들의 재반박이 이어지면서 진실공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기성용은 "자신의 축구인생을 걸고, 결코 그런 일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폭로자들은 "기성용의 성기 모양까지 기억한다"며 기성용에게 피해를 입은 게 사실이라고 맞서고 있다.

    특히 양측의 여론전에 변호인들이 적극 개입하면서 이 사건은 본격적인 대리전으로 돌입한 상황이다.

    기성용 측 "D씨와 변호사 주장 상충… 둘 중 하나는 거짓"

    지난 16일 폭로자 C·D씨를 대변하는 박지훈 변호사가 MBC 'PD수첩'을 통해 기성용을 공개 저격하자,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인 송상엽 변호사는 '미공개 음성파일'을 언론에 배포하며 폭로자 측의 주장에 어폐가 있다고 반박했다.

    방송 이후 D씨의 육성이 담긴 파일을 공개하며 법적대응을 방침을 시사했던 송 변호사는 닷새 후 실제로 폭로자 2명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2일 형사고소와 더불어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했음을 알린 송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중히 처리하느라 고소가 늦어졌다"며 "고소장이 증거를 포함해 100페이지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지훈 변호사는 이튿날 "법정에서 모든 증거를 공개하고,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돼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말과 함께 "기성용 선수 측에서 순천·광양지역의 인맥을 총동원, 동문들에게 한 명 한 명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에 대해 함구하라며 회유·협박을 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새로운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이에 관한 증거도 확보했다"고 강조한 박 변호사는 "1~2시간이면 작성할 고소장 작성에 한 달 가까이 소요된 이유가 이 때문인지 기성용 선수 측에 묻고 싶다"며 "이와 같은 불법적 행위를 중단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기성용 초등학교 후배 "C씨와 D씨가 거짓말 한 것"

    그러자 이번에는 기성용의 또 다른 초등학교 동문이 나섰다. 기성용과 C·D씨의 초등학교 후배로 알려진 E씨는 23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폭로자 측 주장은)말도 안 된다"며 "기성용을 위해 법정에서 증언할 수도 있다. 그런 일(회유나 협박)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E씨는 "이번 사건이 터진 이후 동문들끼리 자주 연락하는데, (기성용 쪽 회유)전화를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동문들 사이 (기)성용이형을 위해 법정에 가서라도 증언을 하자는 이야기까지 오가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던 와중에 협박과 회유를 당했다는 기사를 보니 참 황당하고 역겨웠다"면서 "사실을 아는 우리는 미치고 펄쩍 뛸 노릇"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E씨는 박 변호사가 공개한 음성파일에 등장하는 '기성용의 후배'는 자신의 동기라며 "괜히 나섰다가 (폭로자 측에) 이용만 당했다는 생각에 정말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송 변호사가 C씨와 D씨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종민)에 배당됐다. 이 재판부는 언론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송 변호사가 제기한 형사고소는 서울 서초경찰서가 접수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