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아이슬란드 이미 ‘백신여권’ 사용 중… 영국·그리스·스페인·스위스 도입 준비
  • ▲ 더 코먼스 프로젝트와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 포럼)이 공동 개발 중인 '코먼패스'. 일종의 '백신여권'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 코먼스 프로젝트와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 포럼)이 공동 개발 중인 '코먼패스'. 일종의 '백신여권'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한코로나(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곧 ‘해외여행 자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항공·운수기업들의 협력기구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몇 주 내에 ‘코로나19 여행패스’ 앱(App)을 출시, 현장에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백신 접종 및 우한코로나 PCR 음성 확진서를 담는 앱이 사실상의 ‘백신여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IATA “몇 주 이내 ‘코로나19 여행패스’ 상용화할 것”

    IATA의 ‘코로나19 여행패스’ 앱 소식은 영국 BBC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IATA의 앱은 백신 접종 기록과 함께 어디서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우한코로나 관련 PCR 검사는 언제 어디서 받았는지 등을 기록할 예정이다.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IATA는 “앱을 사용하면 세계 각국에 흩어진 데이터를 별도의 표준화작업 없이도 취합, 정리할 수 있어 입·출국 절차를 간편하게 진행 가능한 것은 물론 여행객의 신체상태와 관련한 정보의 정확도와 입·출국업무 효율을 모두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여행을 꺼리는) 가장 큰 문제는 감염 우려”라고 지적한 IATA는 “여행객 스스로 (우한코로나로부터 안전하다는) 신체정보를 갖고 있다면 (해외에 가도 자가격리할 필요가 없으므로) 여행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은 “IATA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세계 항공업계 매출은 전년 대비 70% 하락했다”며 “이들은 해외여행 활성화를 위해 ‘코로나19 여행패스’에 사활을 걸었다”고 전했다. 방송은 이어 “관광업계 또한 이 ‘여행패스’가 상용화하면 항공·여행업이 다시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여행패스’는 그러나 일부 국가·기업에서 이미 사용 중이다. 싱가포르항공이 지난해 12월부터 시범적으로 이 앱을 사용 중이라고 방송은 설명했다. 

    IATA에 따르면, 에미리트항공·카타르항공·에어뉴질랜드 등 세계 20여 항공사가 최근 ‘코로나19 여행패스’ 시범운영에 동참하기로 했다.

    영국 ‘백신여권 앱’ 준비, 이스라엘은 이미 사용… 한국, 1개월 전 영구용역 발주

    지난해 12월부터 우한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백신접종 확인증’을 가진 사람에게는 작게나마 폭넓은 활동범위를 허용한다. 

    이 조치가 성과를 거두자 영국정부는 국민보건서비스(NHS·건강보험공단에 해당) 앱에 우한코로나 백신 접종 및 검사 이력을 넣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더타임스 등 현지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백신을 접종 받았거나 우한코로나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에게는 술집·식당·극장 등 다중집합시설 출입을 허용한다는 구상이다. 사실상 ‘백신여권’이다. 

    정치권은 국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강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지만, 기업은 이를 의무화하는 추세라고 매체들은 전했다.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이 50%(2차 접종까지 마친 비율 34%)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스라엘은 이미 ‘그린패스’라는 ‘백신여권’을 사용 중이다. 

    오는 4월 말까지 일상으로 복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이스라엘은 현재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과 감염 후 완치자, PCR 검사 음성 확인자에게 ‘그린패스’를 발급한다. ‘그린패스’를 가진 사람은 호텔·쇼핑몰 등 다중집합시설은 물론 헬스클럽·수영장 등 문화·체육시설도 이용 가능하다. 항공기 탑승도 자유롭다. 

    이스라엘정부는 ‘그린패스’ 소지자가 늘어남에 따라 지난 7일부터 거주지에서 1㎞까지는 이동 제한을 해제했고, 지난 21일부터는 상업시설과 공공시설도 제한적 사용을 허용했다.

    영국과 이스라엘의 사례를 눈여겨본 다른 나라들도 ‘백신여권’ 도입을 서두른다. 아이슬란드는 지난 1월 ‘백신여권’을 도입했다. 덴마크와 스웨덴은 지난 5일(현지시간) ‘백신여권’ 도입을 결정했다. 스위스·그리스·스페인처럼 관광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나라들 또한 ‘백신여권’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백신 접종뿐만 아니라 ‘백신여권’ 개발도 늦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월13일 ‘코로나19 백신의 국가 예방접종 시행방안 마련’이라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연구용역을 이제 발주했으므로 실제 ‘백신여권’ 개발에는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