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박 장관, 文 재가 없이 인사 발표… 신 수석, 감찰 요구했지만 거부 당해"
  •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데일리DB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던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박 장관이 문 대통령의 재가 없이 지난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발표했다는 이유에서다. 사실이라면 박 장관은 문 대통령마저 '패싱'한 셈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자, 신 수석이 낙담해 사의를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레임덕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박범계 대통령'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신 수석, 朴 감찰 요구했지만 文이 거부"

    20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7일 박 장관의 검찰 고위간부 인사는 문 대통령의 정식 결재 없이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무부는 7일 정오께 고위간부 인사를 곧 발표한다고 기자단에게 사전 공지했다. 약 1시간 반 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하고 심재철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과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을 맞바꾸는 내용이 담긴 인사가 발표됐다. 신 수석은 발표 직전 박 장관 측에 중단을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이를 묵살했다. 여기까지가 사전에 알려진 박 장관의 '윤석열-신현수' 패싱이다. 

    그런데 동아일보는 "박 장관의 이 같은 인사 발표가 문 대통령의 정식 결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고, 장관 등 고위 공무원에 대한 감찰권을 가진 신 수석이 이를 문제 삼아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감찰 요구를 거부, 박 장관의 인사안을 사후 승인했다는 것이다. 이에 신 수석이 비정상적 행태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즉각 사의를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신 수석의 사의를 만류하고 있지만, 신 수석의 의지는 완강한 것으로 알려진다. 18~19일 휴가를 떠난 신 수석이 지인들에게 "살면서 박 장관을 다시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결정이 바뀔 일도 없다"고 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곽상도 "文까지 한통속… 청와대가 범죄자 집단"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당장 정치권에선 "박범계 장관이 인사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라면 문 대통령은 이미 레임덕 상태"라며 "이런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실권을 갖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 수사를 막아줄 검사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이것을 사후 승인해 범죄 수사가 되지 않도록 해 줄 수밖에 없는 문대통령까지 모두 한통속이다. 청와대가 범죄자 집단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짧은 해명만 남겼다. 

    한편 신 수석은 휴가에서 돌아오는 22일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