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성윤 교체" 요구… 청와대는 '이성윤 이용구 심재철 유임' 입장'윤석열 측근' 한동훈 거취도 주목… '추미애 공개비판' 조남관도 관심사
  • ▲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전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을 예방하기 위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전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을 예방하기 위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권창회 기자
    박범계 신임 법무부장관의 취임식이 열린 1일부터 '검찰 정기인사'를 향한 관심이 법조계를 뜨겁게 달궜다. 

    박 장관은 후보자 시절부터 '윤석열 검찰총장과 협의'를 강조한 만큼 '윤 패싱 논란'을 일으킨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를 가늠할 시금석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검사장 인사가 될 전망이다. 두 사람은 각각 추미애 라인과 윤석열 라인의 대표인물이다. 

    추 전 장관은 재임 시절 이 지검장을 요직에 앉히고, 한 검사장을 한직으로 내몰면서 '친정부'와 '반정부' 인사들의 본보기로 삼았다. 그러나 추 전 장관이 윤 총장과 갈등에서 완패하면서 이들의 거취도 재조명되는 상황. 

    박 장관이 이들을 대상으로 어떤 결단을 내릴지에 따라 '추미애 시즌2' 여부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내주께 인사 단행 전망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취임식을 마친 박 장관은 이르면 이번주 내에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윤 총장과 만나 인사안 관련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박 장관은 이날 취임식 전 윤 총장과 약 15분간 짧은 비공개 면담을 가졌지만, 인사에 관한  논의는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지난달 29일 "인사 기준과 원칙을 마련해 2월 초 윤 총장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행법상 검사들의 인사를 함에 있어 보직 제청은 장관이 하고 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돼 있다"며 "법대로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해 2월 취임 직후 첫 검찰 인사에서 '형사‧공판부 우대' 방침을 명분으로 특수부 출신 윤 총장 측근들을 대거 좌천시켰다. 이 과정에서 검찰청법에 규정된 검찰총장 의견 수렴 절차도 생략해 '패싱 논란'까지 일었다.  

    박 장관은 추 전 장관과 달리 적법절차를 통해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인사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총장과 협의가 길어질 경우 최대 다음주까지 인사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이성윤 거취 둘러싼 샅바싸움 시작 

    이런 가운데 이번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공석은 6자리밖에 없는 데다, 오는 7월 윤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또 다시 인사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고위 간부 라인에서 검찰 안정화를 위해 당분간 자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는 후문도 있다. 사직으로 인한 공석이 늘어날 가능성도 적다는 뜻이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여전히 전운이 드리운 분위기다. 박 장관도 추 전 장관에 이어 형사‧공판부 우대를 유지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형사‧공판부를 우대하는 과정에서 특수부 출신을 대거 좌천시킨다면 총장 수족을 자르려는 의도로 비쳐, 윤 총장과 갈등이 촉발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박 장관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와 관련 어떤 결단을 내릴지가 검찰 안팎의 최대 관심사다. 이 지검장의 유임 여부에 따라 박 장관과 윤 총장 관계의 향방이 판가름날 것으로 관측된다. 

    1일 법조계에는 윤 총장이 박 장관에게 이 지검장 교체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지검장을 포함한 이용구 법무부 차관,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등 이른바 '추미애 라인'을 유임시키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尹 측근' 한동훈‧조남관 거취도 주목 

    윤 총장은 이날 박 장관과 만난 후 이 지검장 교체 요구설 관련 질문을 받고 "(박 장관과) 인사 얘기는 아직 나누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지검장의 교체를 요구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은 셈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박 장관이 윤 총장의 의견을 듣는다 하더라도 '요식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양측이 탐색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윤 총장 측에서는 이성윤 지검장 거취로 첫 수를 둔 것이다. 박 장관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따라 앞으로 관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의미에서 한동훈 검사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한 검사장은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다 추 전 장관에 의해 좌천된 바 있다. 

    추 전 장관은 한 검사장을 이른바 '검언유착'의 핵심 당사자로 꼽았으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한 검사장에게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이에 추 전 장관 이임 전후로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는 한 검사장을 다시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제기되기 시작했다. 

    조남관 대검 차장 인사 역시 관심사다. 조 차장은 당초 '윤석열 견제용'으로 추 장관에 의해 현 자리에 앉았으나, 윤 총장 징계국면에서 추 장관을 공개비판했다. 검사로서 절개를 지킨 처사라는 동시에 문재인정부 눈 밖에 났다는 평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