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배제설 양청철, 美서 무보수 선임연구원… CSIS "햄리 소장이 류진 회장과 논의"
  • ▲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미국 CSIS행에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도움이 잇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현 기자
    ▲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미국 CSIS행에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도움이 잇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객원 선임연구원 합류에 국내 방산업체인 풍산그룹 류진 회장의 도움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18일 더팩트는 미국 CSIS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CSIS 언론담당자인 앤드루 슈와츠는 "양정철은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보수는 받지 않는다"며 "크리스마스 전에 양정철이 햄리 소장에게 먼저 연락했고, 햄리 소장은 양정철 합류와 관련해 CSIS 이사인 류진 회장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정철 측 연락 왔을 때 류진 의견 듣는 것 중요"

    CSIS는 양 전 원장과 류 회장의 인연이 단발성이 아닌 직간접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점도 강조했다. 매체는 "2년(2019년 7월16일) 전 처음 민주연구원이 CSIS와 제휴할 때 류 회장이 연결해줬다"며 "이번에도 양정철 측이 연락왔을 때 류진 회장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했다"는 CSIS 측의 말을  전했다.

    매체는 실제로 양 전 원장이 지난달 21일 풍산홀딩스 소유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특별 장소에서 류 회장과 3~4시간 만남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이 건물은 풍산그룹이 20년째 보유한 곳으로, 특별행사와 손님 접대에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 전 원장과 류 회장은 이 자리에서 CSIS 합류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 회장은 지난해 11월 CSIS 이사에 선임됐다. 

    류 회장은 201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에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참석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 초청은 양 전 원장이 미국 정계에 인맥이 넓은 류 회장에게 부탁해 성사됐다고 한다. 

    文, 풍산 고문변호사 맡기도… 트럼프 방한 당시 靑 만찬에도 참여 

    문 대통령과 류 회장의 인연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 회장은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할 미국 측 관계자로는 유일하게 배석했다. 당시 이 자리에는 문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류 회장만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부시 전 대통령에게 "제가 평소 류 회장님을 통해 대통령님 근황을 많이 듣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류 회장은 2018년 12월 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에도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과 함께 한국 측 사절단으로 참석했다. 

    또 문 대통령은 1989~90년 풍산이 노동자 해고로 파문을 일으킨 당시 풍산 고문변호사이기도 했다. 류 회장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7년 6월30일 미국 CSIS 초청 만찬 연설에도 참여했다. 

    게다가 같은 해 11월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청와대 만찬에도 참석했다. 

    정치권 "양정철·류진, 대미외교서 역할 할 듯"

    풍산그룹 측은 류 회장과 양 전 원장, 문 대통령의 관계와 관련해 "알지못한다"며 "류 회장은 미국에 체류 중"이라고만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류 회장과 인연을 통해 갑작스럽게 유학을 결정한 양 전 원장의 행보가 문 대통령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18일 통화에서 "(양 전 원장이) 미국에 자의로 갔느니 타의로 갔느니 말이 많지만, 류 회장과 인연이 유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며 "정부가 새로 시작되는 바이든 정부와 관계 정립이나 만남이 필요한 상황에서 양 전 원장과 류 회장이 미국과 외교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