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보다 인사, 실무 관료 중심 인물교체에 방점… 상임위원장 개·폐회사 매우 이례적"
  • ▲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에 당비서인 조용원이 불참한 것을 두고 회의 비중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18일 제기됐다.  ⓒ뉴시스
    ▲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에 당비서인 조용원이 불참한 것을 두고 회의 비중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18일 제기됐다. ⓒ뉴시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에 당비서인 조용원이 불참한 것을 두고 회의 비중이 떨어진 것 같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회의 개·폐회사를 진행한 것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가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18일 전했다. 이날 회의장 주석단에는 최룡해, 리병철, 김덕훈은 있었지만 김정은과 조용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개·폐회사 이례적…세대교체보다 인물교체에 방점 둔 인사"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대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할 수 있어도 조용원은 참석해야 하는데 빠졌다"고 지적했다. "(조용원이) 김정은과 현지 지도를 나갔을 가능성도 있지만, 8차 노동당 대회에 당의 역량을 집중을 함에 따라 최고인민회의에 대한 (김정은 등 북한 최고층의) 관심도가 좀 떨어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최고인민회의에서는 보통 의장이 개회사와 폐회사를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개·폐회사를 했다"며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의장이 없어서 상임위원장이 (개폐회사를) 한 건지 상임위원장이 하는 걸로 바뀐 건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통신에 따르면, 최고인민회의는 김덕훈 내각 총리의 제안에 따라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에 박정근을 임명하는데 동의했다. 전현철·김성룡·리성학·박훈·주철규는 부총리에 임명됐다. 내각사무장에는 김금철이 임명됐다.

    양 교수는 "경제 분야 인사 폭이 컸는데, 이전 5개년 전략 실패에 따른 문책 성격도 보이고, 향후 경제발전 5개년 성과를 독려하기 위한 쇄신성 인사로 보여진다"며 "인사 특징은 정치인보다는 실무 관료 중심으로, 세대교체보다 인물교체에 방점을 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무위원회 위원 개각은 언급되지 않았고 재선 이야기도 없었다"면서 "이는 모두 유임됐으므로 공석으로 인한 보선은 없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총비서-비서제'로 국가 운영 정리한 듯…주석제 부활은 아직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18일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노동당이 특별히 조직개편을 하지 않고, 현재 조직을 통해 예산과 법률을 집행하고 제정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국무위원회와 위원장직을 없애고 주석제를 부활시키느냐가 관전 포인트였는데, (김정은이) 그럴 필요성까지는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국무위원회 체제를 유지하면서 일부 인사들만 이동시켜서 운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당을 총비서, 비서제로 개편하는 정도로 당 중심의 국가 운영 체제가 정리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국무위원회를 당장 교체할만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 같고 당에서 결정한 사항을 현재 국무위원회 내각 체제에서도 이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정 교수는 분석했다.

    한편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지난해 예산 결산과 올해 예산 편성도 논의했다. 통신에 따르면 올해 북한 예산 수입과 지출은 지난해 대비 각각 0.9%, 1.1% 늘어났다. 경제 건설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대비 100.6%로 늘렸다. 아울러 금속공업·화학공업·농업·경공업 예산 0.9%, 과학기술 예산 1.6%가 증액됐다. 교육(3.5%), 보건(2.5%), 문학예술(2.7%), 체육(1.6%) 예산도 소폭 늘었고 국방 예산은 지난해와 같은 15.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