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교육격차 해소 방안… 성적 양극화 해결한다면서 혁신학교 늘려
  •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5일 온라인으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5일 온라인으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성적 양극화 심화 현상 문제를 해결하고 '학습 중간층'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유튜브
    서울시교육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교육 격차 문제 해결과 '학습 중간층' 복원에 역량을 집중한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초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집중학년제'를 운영하고, 서울지역 모든 공립 초등학교와 공‧사립 중학교에 '기초학력 협력 교사'를 배치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5일 온라인으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1년 서울시교육청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업무계획은 ▲미래를 준비하는 혁신교육 ▲모두의 가능성을 여는 책임교육 ▲평화와 공존의 민주시민교육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 환경 ▲참여와 소통의 교육 자치 등 5가지 정책 방향에 따라 215개의 주요 업무 체계로 구성돼 있다.

    조희연 "심화된 성적 양극화 해결에 전력"

    조 교육감은 특히 "성적 중위권을 의미하는 학습 중간층이 얇아지고 성적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는 언론 기사와 연구 결과들을 접하고 있다"며 "이에 깊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시교육청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저학년부터 기초학력을 보장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집중학년제'를 운영한다. 기초학력 수준을 진단하고 보강하는 활동을 집중적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중학교 1학년의 경우 그간 '자유학년제'로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고 체험 학습 등으로만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기초학력 진단 활동이 더해진다.

    또 학습 격차 완화를 위해 공립 초등학교 1·2학년과 전체 중학교 1학년 학급에 '기초학력 협력 교사'를 배치한다. 협력 교사는 초등학교 1학년 국어, 초등학교 2학년 수학, 중학교 1학년 수학과 영어를 각각 주당 2시간씩 담임‧교과 교사와 협력해 학생들에게 맞춤형 수업을 제공할 계획이다.

    교실과 학교, 학교 밖을 연결하는 3단계 학습 안전망 체계도 강화한다. 교실 안에서는 교사가 학생의 기초학력을 진단·관리하고, 학교 기초학력 다중지원팀이 개별 맞춤 지원을 한다. 그것으로도 부족하다면 서울 학습 도움센터가 심층 진단을 통해 부진 요인을 파악하고 학습 전략을 제공하도록 했다.

    중1 '무시험' 포기… 기초학력진단 '집중학년제' 운영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반도 구축한다. 올해 안에 서울의 유치원과 초·중‧고 모든 일반교실(3만699개실)에 무선망(AP‧엑세스 포인트)을 구축하고, 스마트 기기가 구비된 스마트교실을 지역 내 20곳에 설치한다. 덧붙여 학생과 교사에게도 노트북과 태블릿 PC를 지급하기로 했다. 출석 확인, 과제 제출 및 확인, 콘텐츠 활용 수업, 쌍방향 수업 등의 기능을 망라한 서울형 원격수업 플랫폼인 '뉴 쌤'(new SSEM) 운영도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앞당겨진 디지털 교육에 발맞춰 인공지능(AI) 교육을 활성화하는 정책도 시행한다.

    초·중·고 50곳을 'AI 교육 선도 학교'로 지정하고, 학급·동아리 단위로 체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 체험 센터를 운영한다.

    또한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을 교육에 접목하는 에듀테크 선도 교사 100명을 지정해 각 학교에서 원격수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에듀테크 시범학교를 초·중·고 각각 1곳씩 선정해 민간기관·대학과 연계해 준다. 학생 한 사람에게 맞춤식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원격수업, 온·오프라인 블렌디드 수업 모형도 개발한다.

    중‧고등학교 신입생 1인당 입학준비금 30만원 지급

    교육복지 정책은 올해도 모든 학생을 빠짐없이 지원하는 보편복지 기조를 유지한다.

    서울의 중·고등학교 1학년 신입생 전원은 1인당 30만원의 입학준비금을 지원받는다. 시교육청이 전체 재원의 절반인 326억원을 부담하며, 남은 예산의 30%는 서울시, 20%는 각 자치구가 분담한다. 입학준비금은 이르면 다음 달 말부터 제로페이 상품권 형태로 제공된다. 교복을 포함한 의류를 사거나 원격수업에 필요한 태블릿 PC 등 스마트 기기를 구입하는 데 쓸 수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서울지역 내 모든 초·중·고뿐만 아니라 특수학교‧대안학교까지 확대된다. 학교급식법 개정에 따라 사립유치원 496곳에 위생·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유치원 급식 '안심 지원단'을 운영하고, 5개 유치원을 대상으로 유치원 급식을 시범 운영한다.

    공립 유치원을 늘려 공립 유치원 취원율 40%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공영형 유치원도 4곳을 운영하고, 만 3∼5세 누리과정 학비를 지원한다.

    '혁신학교' 50개 추가 지정… 과거 학부모 반대로 무산

    한편 이날 조희연 교육감은 지난해 학부모와 주민 반대에 부딪혀 수차례 무산된 적 있는 '혁신학교' 수를 늘리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지역사회와 학생·교원이 협력하는 '마을결합혁신학교'를 올해 서울 25개 자치구마다 2개씩 총 50개를 새로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혁신학교 지정을 추진한 서울 서초구 경원중학교는 주민 반발로 인해 결국 지정 신청을 철회했으며, 지난해 11월에도 서울 강동구 강동고가 혁신학교 지정 절차를 포기한 바 있다. 현재까지 서울의 혁신학교 수는 총 226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