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초 우한에 잠입, 코로나 실태 폭로한 장잔… 중국 주재 영국대사관·영미권 언론 등 거센 비판
  • ▲ [홍콩=AP/뉴시스]리축얀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오른쪽)과 홍콩 민주화운동 지지자들이 28일 중국 시민기자 장잔의 사진과 홍콩 청년 12인의 석방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홍콩의 중국 중앙정부 연락 사무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 [홍콩=AP/뉴시스]리축얀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오른쪽)과 홍콩 민주화운동 지지자들이 28일 중국 시민기자 장잔의 사진과 홍콩 청년 12인의 석방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홍콩의 중국 중앙정부 연락 사무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 상하이인민법원이 올 초 우한 시내에서 벌어진 코로나 확산 실상을 외부에 폭로한 시민기자 장잔(張展)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국제사회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사무소(OHCHR)는 "깊은 우려"를 표시하며 장잔의 석방을 공식 요구했고, 로이터통신과 BBC 등은 언론·표현의 자유 억압이라는 비판보도를 쏟아냈다.

    유엔 "표현의 자유 지나친 억압… 장잔 석방해야"

    유엔 OHCHR는 28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시민기자 장잔에게 4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시한다"며 "우리는 2020년 내내 중국 당국에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억압한다는 문제를 제기했으며, 계속 그의 석방을 요구 중"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주재 영국대사관도 이날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영국 외교관이 장잔의 재판에 참석하려 했지만 허용되지 않았다"며 "장잔 사건은 중국 내 언론의 자유와 관련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는 논평을 냈다. 

    영국대사관은 이어 "현재 구금된 언론인은 모두 47명이며, 그중 시민기자 천추스·팡빈은 실종상태"라고 지적하며 "우리는 중국 당국이 이들 모두를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내놨다.

    미국 CNN은 "장잔은 공중소란죄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이 범죄는 중국 정부가 반공 민주화 인사들과 인권활동가들에게 흔히 뒤집어씌우는 죄목"이라고 비꼬았다. 

    로이터통신은 비평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서방의 관심과 비판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러 크리스마스 등 서방국가의 휴일에 맞춰 재판 날짜를 잡았다"고 비판했다. 

    "장잔의 죄목 공중소란죄, 인권활동가 탄압하는 단골 메뉴"

    장잔은 지난 2월 초, 봉쇄령이 내려진 우한으로 잠입해 우한코로나가 확산되는 실상을 SNS를 통해 폭로했다. 그는 환자로 가득 찬 병원, 시신을 처리하지 못해 넘쳐나는 화장장, 텅 빈 가게 등을 영상과 사진에 담았다. 

    장잔은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은 물론 외국의 지인 도움을 얻어 중국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트위터와 유튜브를 활용하기도 했다.

    이후 중국 공안은 지난 5월 장잔을 체포해 상하이 모처에 구금했다. 국제엠네스티와 장잔의 변호인에 따르면, 장잔이 기소에 항의하기 위해 단식투쟁을 벌이자 공안이 튜브를 사용해 강제로 영양분을 주입했다.

    "사람 간 감염 없다"며 실상 은폐하던 中, 사태 확산 초래

    중국은 우한코로나 발생 초기 우한과 후베이성의 실상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막으려고 애썼다. 지난 2월 중순께 우한시 일부 지역에서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은폐 시도는 결국 우한코로나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우한시 당국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사람 간 전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지난 1월 중순에는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견해를 밝혀 전 세계 방역관계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지난 3월 중국 정부는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매체 기자들을 모두 추방하는 전례 없는 조치를 감행하기도 했다. 

    중국의 코로나 대처에 비판적 보도가 쏟아져나오자 단행한 이 조치는, 다른 나라 언론을 향한 경고로 받아들여졌다. 이때부터 중국 관영매체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이 우한이 아니라는 등 바이러스 해외 기원론을 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