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 요구 종교인들에 "정권부역형 정치운동, 당파적 우상숭배 말라"… 천주교·개신교 신도 성명
  • ▲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2차 검사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이 바람에 흔들이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2차 검사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이 바람에 흔들이고 있다. ⓒ뉴시스
    최근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옹호하며 윤석열 검찰총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일부 종교계 인사들의 행동에 제동이 걸렸다. 14일 천주교와 개신교 교인 1485명은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이들의 행동을 "당파적 우상숭배이자 하나님에 대한 죄악"이라며 강력규탄했다.

    이 성명은 '민주주의회복을위해기도하는사람들'(기도하는사람들) 명의로 발표됐다. 

    '기도하는사람들'은 "검찰개혁을 빙자해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거짓 종교인들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종교계 100인 시국선언,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의 이름으로 검찰개혁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정권부역형 정치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권부역형 정치운동, 당파적 우상숭배, 하나님에 대한 죄악" 강력규탄

    이들은 이어 "이는 정의의 이름으로 권력형 범죄자를 보호하고, 검찰개혁이 곧 윤석열 퇴진이라는 거짓말로 살아 있는 권력 수사를 중단시키겠다는 당파적 우상숭배이자 하나님에 대한 죄악"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일부 종교인들이 추 장관을 비호하고 윤 총장 퇴임을 요구하고 나선 현 상황을 과거 유럽가톨릭교회와 독일 나치 간 유착에 비유했다. 

    "1930년대 유럽가톨릭교회의 지도부는 나치와 손을 잡고 유대인 학살을 묵인 또는 방조하고 전체주의 통치에 협조함으로써 인류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남겼다"고 지적한 이들은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종교계의 위험성을 보여준 아픈 역사"라고 환기했다. 

    "정치적 욕망과 신앙을 엮지 말라… 종교의 정치적 중립 훼손에 굴하지 않을 것"

    이들은 또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에도 부패한 사사들이 유대사회와 공동체를 붕괴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음이 기록돼 있다"며 "더 이상 그대들의 정치적 욕망과 신앙을 엮지 말라. 종교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어떤 시도에도 우리는 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명에는 개신교인 1061명과 천주교인 424명 등 1485명이 참여했다. 소속 교회 및 성당 기준으로는 개신교회 659곳과 천주교회 359곳에 속한 교인들이 참여했다.  

    '기도하는사람들'은 보도자료에서 "성명 참여자의 95%가 평신도"라며 "누군가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종교가 권력에 아부하거나 이용되는 것을 막고,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 모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면서 "성명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하며, 서명에 동참하고 실명을 밝히기로 한 489명의 명단도 공개했다.

    "정권의 나팔수로 타락한 일부 종교계의 죄악, 좌시 못해"

    지난 9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 등 종교인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검찰개혁을 외쳐주셨다"고 주장하며 윤 총장을 압박하는 자신의 행보를 정당화했다. 추 장관이 말한 '종교인들'은 최근 윤 총장 사퇴 또는 해임을 촉구하며 자신을 비호한 일부 종교인들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불교·원불교·천주교·개신교 등 검찰개혁을 촉구한다는 종교계 100인은 시국선언을 통해 "촛불시민혁명의 요구였던 '검찰개혁'이 최대고비를 맞고 있다"며 "법무부가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의 사유로 제시한 사안 하나 하나가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므로 검찰총장의 해임은 물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7일에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등 일부 천주교 신도들이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수도자 3951인 선언'을 발표했다. 8일에는 개신교의 '검찰개혁을열망하는그리스도인' 명의로 '검찰개혁을 열망하는 그리스도인 2000인 선언'이 발표됐다.

    '기도하는사람들'은 이 같은 일부 종교인의 행동에 맞서기 위해 모임을 결성하고 성명을 발표했다는 뜻도 밝혔다. 

    "최근 천주교·개신교의 일부 사제와 목사 등 종교인들이 마치 해당 교계 전체를 대표하듯이 무분별하게 세속의 일에 뛰어들어 자유와 민주주의의 파괴를 일삼는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일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었다"고 토로한 이들은 "정권의 나팔수로 타락한 일부 종교계의 죄악을 좌시할 수 없다고 느낀 천주교와 개신교의 평신도들이 느슨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기도하고 입장을 밝히는 데 뜻을 모았다"고 관련 취지를 설명했다.

    성명서 실명 공개 489인 명단(가나다순)

    가길현(홍성참소망감리교회 성도), 강병희(진주송곡교회 집사), 강기숙(부산 주례성당 신자), 강기준(공덕중앙교회 성도), 강대현(한국중앙교회 성도), 강동순(후암동성당 신자), 강동철(지구촌교회 성도), 강명구(양평동교회 성도), 강석태(원당순복음교회 성도), 강선이(이기대성당 신자), 강신희(동성장로교회 성도), 강정숙(반포성당 신자), 강주예(은성교회 성도), 강학용(평양산정현교회 성도), 고준기(진관교회 성도), 곽정순(광림남교회 성도), 곽혜영(제일중앙교회 성도), 구교선(성남 수진동성당 신자), 구성우(성남 수진동성당 신자), 구입본(성김대건성당 신자), 구현우(성남 수진동성당 신자), 권도훈(화원성명교회 성도), 권명희(로뎀교회 성도), 권미림(서울새소망성결교회 성도), 권병만(안양성결교회 성도), 권영명(아틀란타 연합장로교회 성도), 권애자(광염교회 성도), 권영모(양천성당 신자), 권오석(송도교회 성도), 권옥임(김천서문교회 성도), 권정옥(카베난트 캠브리지 일본인교회 성도), 권중철(충현교회 성도), 금명숙(인천새벽교회 성도), 기용수(주님의 교회 성도), 김계옥(일산밝은교회 성도), 김마루타(대한성공회 성도), 김연숙(주사랑교회 성도), 김영혜(부산 성지성당 신자), 김갑종(부산 칠원성당 신자), 김경란(푸른우리교회 성도), 김광희(새순교회 성도), 김기상(태현교회 성도), 김낙완(전주 효자4동성당 신자), 김남국(가락2동성당 신자), 김남극(인천 계양 귤현감리교회 성도), 김남선(울진성당 신자), 김대식(용기교회 성직자), 김대호(높은뜻 푸른교회 성도), 김덕환(큰은혜교회 성도), 김도인(한강성당 신자), 김동명(부천조은교회 성도), 김동원(큰빛교회 성도), 김동인(제주큰빛교회 성도), 김두영(풍납동성당 신자), 김두천(안산일동성당 신자), 김득경(드림교회 성직자), 김라함(사랑의순복음교회 성직자), 김명길(미양성당 신자), 김명식(소망교회 성도), 김명훈(성산교회 성직자), 김문희(노원구 광장교회 성직자), 김미경(소망교회 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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