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문제 사과하겠다는 김종인…당내선 "낙인찍기 빌미" 반대 의견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한 대국민 공개 사과를 거듭 거론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에 대한 찬반 논쟁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전직 대통령들 사건이 '억울한 정치보복 재판'이라며 오히려 상대방의 '낙인찍기'에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위원장이 전날(16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와 관련 대국민 사과를 재차 언급한 데 대해 찬성한다면서도 "반대 의견도 내부적으로 조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상대방이 집요하게 공격하는 마당에 이제 와서 사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오히려 상대방의 낙인찍기에 빌미만 제공하는 것 아니냐'고 반대하는 의견도 없지 않다"며 찬반 양론의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그는 "뭔가 잘못해서 국민에게 질책을 받은 것이니 거기에 대한 차원에서 보더라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는 필요하다"며 자신은 찬성 의사라는 것을 시사했다.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보궐선거 전에 사과가 이뤄질지는 모르겠다. 아마 (김 위원장이) 그런(입장 표명) 말씀이 있는 걸로 봐서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직 대통령 대국민 사과 시기는 내가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낙인찍기 빌미라는 당내 우려'에 대한 질문에는 "비대위원장으로 올 당시부터 누누이 얘기해왔던 것이지만 당의 여러 의견을 들어 지금까지 미뤄왔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없지만 시기는 내가 판단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과한다는 게 도대체 무엇을 사과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오히려 당이 자당 대통령을 심사숙고 없이 여론 재판에 떠밀려 졸속으로 탄핵한 '배신의 정치'에 대한 당 자체의 참회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구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억울하게 정치보복 재판 받는 전직 대통령들 사건조차 이제 선 긋기를 하려고 하나"라며 "그게 바로 (더불어민주당) 이중대 정당"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