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분쟁, 홍콩 경제에 악영향… 하지만 단기적 고통 감내할 각오 돼 있다"
  • ▲ [홍콩=AP/뉴시스] 지난해 11월 28일(현지시각) 홍콩 시위대가 시내 금융가에서 시위를 벌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홍콩 인권법 서명에 고마움을 표하는 포스터를 기둥에 붙이고 있다. ⓒ뉴시스
    ▲ [홍콩=AP/뉴시스] 지난해 11월 28일(현지시각) 홍콩 시위대가 시내 금융가에서 시위를 벌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홍콩 인권법 서명에 고마움을 표하는 포스터를 기둥에 붙이고 있다. ⓒ뉴시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홍콩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민주화를 원하는 홍콩인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인 에리카 유안은 BBC와 인터뷰에서 "4년 전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 나는 미국인들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나는 늘 민주당을 지지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민주화를 염원하는 홍콩인들과 함께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홍콩 민주화운동가 "중국 공산당의 위험성 깨달은 게 트럼프의 차별점"

    에리카 유안은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중대한 차이점은 중국 공산당이 전 세계에 해로운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는 것"이라며 "지난 오바마 행정부는 너무 순진해서 중국 공산당이 스스로 민주적인 길을 선택해서 현대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닌 걸로 판명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콩의 최우선 과제는 중국을 강하게 때릴 미국 대통령을 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라이치잉(지미 라이) 회장은 지난 5월 CNN과 인터뷰에서 "오직 트럼프 대통령만이 홍콩을 중국에서 구해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홍콩인들 사이에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중 노선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평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힌 할리우드 스타 앤 해서웨이 SNS에 홍콩 시위대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당신의 작품을 본 걸 후회한다" "중국 공산당을 가볍게 보지 말라" 등 댓글을 달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중 분쟁, 홍콩 경제에 타격인 것 알아… 단기적 고통 감내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자 그로부터 보름 후인 7월 14일(현지시각)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대우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홍콩에 민감한 기술 수출을 제한하고 경제적 우대조치도 중지했다. 

    에리카 유안은 이와 같은 미국의 조치에 홍콩 경제가 취약할 수 없다는 것을 BBC에 인정했다. 유안은 그러면서도 "홍콩에 해를 끼치지 않고 중국 공산당에 해를 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우리는 단기적인 고통을 감내할 것이다.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의지를 밝혔다.

    SCMP "바이든, 중국 영향력 제한하겠다고 하는데… 신뢰 안 가"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선 TV토론회에서 시진핑 주석을 "폭군"(thug)라고 부르며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내보이고 있다. 하지만 SCMP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무역과 기술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제한하겠다고 하지만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은 이를 잘 믿지 않는다"고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아들인 헌터 바이든이 최근 중국 유명배우에게 성접대를 받았다는 등 중국 관련 추문에 휩싸인 것도 홍콩인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이 문제는 미국 주류 언론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고 있지만, 이미 헌터 바이든이 알 수 없는 여성과 성관계를 하는 사진, 중국 공산당과 사업거래를 했다는 의혹 등이 뉴욕포스트 보도 등을 통해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바이든의 승리는 중국의 승리"(If biden wins, China wins)라는 선거 구호를 동원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친중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