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왜 이래"…국민의힘, 총선 패배 후 '오락가락' 행보에 쓴소리
  • ▲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28일, 친정인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기륭 기자
    ▲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28일, 친정인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기륭 기자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대통령후보와 당대표를 역임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국민의힘을 향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국민의힘 외부에서 들어와 당을 이끌었던 전·현직 지도부가 당의 정체성을 흐린다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들에도 선 긋기 하려 해… 그게 바로 2중대"

    홍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으로 궤멸돼 지지율 4%밖에 안 되는 당을 천신만고 끝에 살려놓으니 밖에서 웰빙하던 사람이 들어와 그 좋던 총선을 망쳐놓고, 총선으로 망한 정당에 또 다시 외부인사가 들어와 당의 정체성을 상실케 하고 자기만의 작은 성(城)을 쌓으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지난 21대 총선을 지휘했던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대표와 총선 직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돼 야당을 진두지휘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홍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 사법절차가 종료되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향해서는 "적장자(嫡長子) 쫓아내고 무책임한 서자(庶子)가 억울하게 정치보복 재판받는 전직 대통령들 사건조차 이제 선 긋기를 하려고 한다"며 "그러면 문재인 정권과 무엇이 차별화되는가? 그게 바로 2중대 정당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참으로 힘들고 힘들다"며 "세상이 왜 이래가 아니고 야당이 왜 이래가 더 문제"라고 개탄했다.

    "한 번 궤멸됐던 야당, 아직도 덜 당했나"

    21대 총선 직전 탈당한 홍 의원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홍 의원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을 "병력도 민주당의 절반밖에 안 되고 결기도 보이지 않는 야당"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그(야당) 안에서 저 세력은 극우라서 손절하고 저 사람은 강성이라서 배제하고, 저 사람은 나와 악연이 있어서 배제하고, 저 사람은 내가 당권을 잡는 데 방해가 되니 배제하고"라며 "이미 한 번 궤멸되었다가 겨우 거병(擧兵)한 사람들이 아직도 덜 당해서 이러는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김 비대위원장을 향한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27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지도부를 향한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도 당대표를 여러 번 바꾸다 실패했다"고 반박하며 '김종인 체제' 유지를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