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대선 코 앞에 둔 미국… '옥토버 서프라이즈' 무산돼 분위기 개선 가능성 희박
  • ▲ 서훈 국가안보실장. ⓒ뉴시스
    ▲ 서훈 국가안보실장. ⓒ뉴시스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비핵화를 비롯한 최근 한반도 정세를 논의할 예정이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15일 서면 브리핑을 내고 "서훈 실장은 지난 13일부터 3일간 미국 정부의 초청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해 미 정부 고위관계자 및 주요 싱크탱크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방미는 비핵화를 비롯한 북한 관련 문제 협의 및 동맹 주요 현안 조율 등 양국 NSC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굳건한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조야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훈 미국 방문, 성과 있을까?

    서 실장의 미국 방문이 실제로 북한 문제 진전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 실장은 방미 동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등 현안을 미측과 협의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종전선언 추진도 협의를 이끌어내야 할 사안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비핵화 협력이나 한미동맹 재확인 모두 '원론적 견해 표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북 간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 깜짝 진전)'가 현실적으로 무산된 가운데, 관계개선의 계기를 만들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재선에서 낙선할 경우 폼페이오 장관도 함께 역할이 끝난다.

    北 '공무원 총격' 'ICBM 공개'로 진전 계기 없어

    미북관계는 지난해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답보상태를 이어갔다. 북한은 최근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격 사건으로 남북관계를 후퇴시킨 이후, 10·10절 행사에서 신형 ICBM을 선보이며 미국을 자극하는 등 악화일로를 초래했다.

    한미동맹에도 균열이 발생했다. 앞서 발표된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문구가 미국 측 요구로 빠졌다. 결국 서 실장, 폼페이오 장관 두 사람은 서로 마지막 회동이 될 수 있는 자리에서 덕담만 나누고 헤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달 7~8일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전격적으로 방한을 취소한 뒤, 일본 도쿄에서 열린 미·일·호주·인도 4국 쿼드(Quad) 외교장관회의에만 참석했다. 미국 주도의 중국 배제 구상인 쿼드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부정적 견해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가입에 선을 그었다.

    폼페이오의 '코리아 패싱' 논란

    이에 폼페이오 장관이 방일 일정은 그대로 수행한 채 방한 일정만 취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한코로나 확진이 방한 취소 이유였지만, 막상 트럼프 대통령은 건강함을 과시했다. 

    도쿄에서 서울까지 전용기로 불과 1시간 거리인 만큼, 반나절 방한도 가능해 '한국 패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이수혁 주미대사는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해 '한미동맹을 흔든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주변의 주미대사나 문정인 특보 등은 한미 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동맹보다 국수적 민족주의(종족주의)를 앞세우면서 한미관계는 흔들리고 있다"며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와 고립주의가 가세하면서 한미동맹에 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