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가장 강력한 힘 선제적으로 총동원"… 北 핵독트린 공격적으로 바뀌어
  • [민주 맘대로 국감]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열병식 연설을 두고, 북한에 의한 핵무기 선제공격 위험이 더욱 높아졌다는 경고가 나왔다. ‘핵무기를 어떤 조건에서 사용하는가’란 이른바 ‘핵 독트린’과 관련해 북한이 남북 간 재래식 전쟁에서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는 것이다.

    이 경고는 14일 주유엔대표부에 대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 감사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갑)은 조현 주유엔대표부 대사에게 질의하면서 김정은의 열병식 발언을 다시 상기했다. 태 의원이 문제 삼은 김정은의 발언은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하겠다"는 대목이었다.

    태영호 "영어로는 'in advance'… 선제공격 의미 명백"

    태영호 의원은 "최근 김정은이 10월 10일 열병식에서 '만약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다쳐 놓는다면,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한다면, 나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하여 응징할 것입니다’라고 말한 것은 자체 판단에 따라서 핵을 선제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을 공개 선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태 의원에 따르면, 북한은 '선제적으로'란 단어를 영어로 번역하며 'in advance'란 표현을 사용했다. 

    태 의원은 "북한의 핵 독트린은 2013년까지는 만일 미군이 한반도에서 빠지고 남북 사이에 재래식 무력만 사용되는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면서 "(이를 바꿔) 앞으로는 남북한 사이의 재래식 전쟁에서도 핵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물론 비핵국가인 한국을 향해서도 선제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암시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핵 독트린이 대단히 공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핵국가에 대한 핵 선제공격, NPT 중대 위반이란 규탄 나와야"

    태 의원은 또 "유엔사무총장은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국제적 의무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지만, 이 정도의 언급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며 "핵보유국이 비핵국가를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는데, 이는 핵확산방지조약의 중대한 위반임을 알리는 규탄 성명이 나와야 한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에 의한 선제 핵공격 가능성에 대한 태 의원의 경고는 계속 이어졌다. 태 의원은 "그 어떤 핵보유국도 ‘내’가 핵무기를 쓰겠다고 한 나라는 없다. 핵을 쓸 수 있는 지위는 모두 ‘국가’다"라면서 "그런데 이번 열병식에서 김정은은 ‘나는’이라고 언급한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경고를 거듭했다. 이어 태 의원은 조현 대사를 향해 주유엔대표부 차원의 대책을 물었다.

    이에 조현 대사는 "지금 우리 정부와 미국 등 여러 국가들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이어 "이와 함께 북한 핵을 평화적인 협상을 통해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를 지켜내는 것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가져오는 것과 동일한 두 가지의 목표라는 걸 거듭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태영호 "김정은이 독점했던 핵단추… 김여정과 공유했으면 골치"

    태 의원은 이날 별도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의 핵공격 개시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경우 지금까지는 핵 개발부터 실전배치-운용 단계까지 최고사령관인 김정은에게 통제-지휘의 모든 권한이 집중돼 있었다. 이에 따라 김정은과 그 지휘체계를 마비시키면 핵전쟁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여정의 지위 상승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게 태 의원의 분석이다. 태 의원은 "만일 김정은이 자기에게 예견치 않았던 불상사가 생기는 경우, 2인자인 김여정에게도 핵 사용을 최종 결심할 수 있게 지휘구조를 수정했다면 우리의 계산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며 "김여정이 지난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과정에서 군부를 동원하고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모습은, 외부세력이 김정은을 제거하더라도 김여정에 의해 핵무기 사용 등 북한 군부가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