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23일 '미래혁신포럼'서 "제3의 길 개척" 10대 혁신과제 제안… "김종인 취임 전후 지지도 차이 없어"
  • ▲ 캡션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종현 기자
    ▲ 캡션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종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도하는 포럼에 연사로 나와 "야권에 절호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 초 정계복귀 후 제1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첫 강연에서 서울시장 탈환과 정권교체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안 대표는 다만 연대 혹은 통합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지금으로서는 어떤 방법으로 하든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내년 4월7일로 예정된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가 아직 불이 붙지 않은 만큼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를 높이며 기회를 엿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국민의힘 주도 포럼 강연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강연에 참석해 "현 정부의 독선·위선·무능 등이 쌓여 국민 분노가 끓어 폭발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어렵지만 변화의 노력을 한다면 지금이 야권에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 집권세력의 경우 "강고한 정치진영에다가 어용 지식인·어용 시민단체에다가 팬덤까지 뭉쳐 있다"고 분석한 안 대표는 "지자체장을 정부·여당이 독식하다 보니 먹이사슬을 먹여살리는 사람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문재인 정권이 현재 강고하지만 실책을 거듭하며 여론이 돌아설 것으로 안 대표는 내다봤다. 그러면서 야권을 향해 혁신을 통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절호의 기회를 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권은 한마디로 '문제인 정권'이라는 말이 들린다"고 지적한 안 대표는 "이 정권을 특징짓는 두 가지 단어가 '무능'과 '위선'이다. 대한민국을 구하려면 정권교체밖에 답이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 분노가 폭발하는 기준점이 오더라도 야권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기회가 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청산하려는 노력과 우리가 앞으로 뭘 하겠다는 미래지향적인 가치지향, 이 두 가지를 통해 준비해야만 국민 분노의 기준점과 만나는 순간 정권교체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安, 10대 혁신과제 제안

    안 대표는 야권의 혁신 과제로 △유능한 디지털 미래세력으로 진화하자 △제3의 길을 개척하자 △인기영합주의와 단호하게 싸우자 △국민과 소통하며 공감 능력을 키우고,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자 △국민통합을 주도하자 △당내 소장개혁파를 육성하자 △도덕적 우위에 서자 등 10가지를 제시했다.

    이날 안 대표가 강연한 미래혁신포럼에는 국민의힘과 무소속 등 20여 명의 의원이 참여한다. 야권 잠룡들을 초청해 비전을 듣는 자리로, 앞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강연했다.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 확실한 후보가 없어 안 대표와 연대·통합이 유력한 카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안 대표가 제3의 길 개척을 야권의 혁신 과제로 제시한 것은 국민의당 중심의 '새 판'을 짜자는 뜻으로 읽힌다.

    연대·통합 물음에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강연이 끝난 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야권이 (힘을) 합해도 정권교체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조금 더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라고 연대·통합 가능성을 물었다.

    이에 안 대표는 "아직 고민할 수준이 안 된다"면서도 "(연대·통합이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지만 지금으로서는 어떤 방법으로 하든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선거국면이 아니므로 당장의 연대·통합선언보다 불씨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연대에 부정적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찬성 견해를 밝힌 '기업장악 3법'과 관련해 안 대표가 반대 의견을 내자 "그 사람은 자유시장경제가 뭔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깎아내렸다.

    안 대표도 이를 겨냥한 듯 "김종인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여론조사 지지도가 1~2% 차이로,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