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코로나 2차 확산에도 안정세…"봉쇄-해제 반복하면 방역지속 불가능"
  • ▲ [스톡홀름=AP/뉴시스] 스톡홀름 멜라렌 호수에서 지난달 8일(현지시각) 스웨덴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뉴시스
    ▲ [스톡홀름=AP/뉴시스] 스톡홀름 멜라렌 호수에서 지난달 8일(현지시각) 스웨덴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뉴시스
    "봉쇄 없이 시민들 간의 가벼운 접촉을 허용했던 스웨덴의 방식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방역이었던 것 같다"

    영국 '가디언'의 평가다. 우한코로나 발생 초기 강력한 방역조치를 하지 않아 '집단면역'을 내세우는게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던 스웨덴이 최근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확진자 증가율이 크게 낮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사회적 봉쇄조치를 해제하고 경제활동을 정상화한 뒤 우한코로나 환자가 다시 급증하는 프랑스, 스페인 등 다수 유럽국가 상황과 대비돼 주목을 받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통계에 따르면, 스웨덴은 15일 기준 최근 2주간 우한코로나 발생률이 인구 10만명당 22.2명이었다고 영국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스페인은 279명, 프랑스 158.5명, 체코 118명, 벨기에 77명, 영국 59명으로 나타났다. 이 나라들은 모두 지난 봄 사회적 봉쇄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가디언은 "ECDC가 조사한 영국 등 유럽 31개국 가운데 22개국이 스웨덴보다 (우한코로나) 발병률이 높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4일 기준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발생률이 48.4명으로 스웨덴의 2배가 넘는다.

    스웨덴 코로나 대응책임자 "봉쇄-해제 반복하는 것보다 지속가능한 방식"

    가디언은 스웨덴 상황이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고 "강력한 봉쇄 없이 시민들 간 가벼운 접촉을 허용했던 스웨덴 방식이 지속 가능한 방역이었다"고 평가했다. 현재 스웨덴에서 중증 치료를 받고 있는 코로나 환자는 13명에 불과하다. 최근 일주일간 일일 평균 사망률은 0%다.

    스웨덴의 우한코로나 대응 책임자인 안드레스 텡넬 공공보건청장은 프랑스 언론 '프랑스24'와 인터뷰에서 "스웨덴은 다른 나라들처럼 재확산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국민들이 당국의 대응전략에 대체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쇄하고 풀고 다시 봉쇄하고 풀기를 반복하는 방식보다 모든 것을 제 자리에 두고 지속가능한 방역전략을 채택한 게 최종적으로 얼마나 더 효과가 있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텡넬 청장은 자신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웨덴은 그동안 16세 이하 학생들에게만 내렸던 휴교령을 최근 해제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는 그 전부터 정상적으로 학업을 유지했다. 다만 5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금지했고, 70세 이상 고령자와 위험군에 속한 환자는 스스로 격리할 것을 권고했다. 상점·술집·식당·체육관 등도 모두 정상영업을 했다. 

    마스크 착용, 개인에게 맡긴 스웨덴

    텡넬 청장은 마스크 착용 반대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마스크 착용으로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안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할 뿐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는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스웨덴은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개인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텡넬 청장은 그러나 지금까지 외신에 알려진 것처럼 스웨덴이 집단면역을 추구했던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텅넬 청장은 '프랑스24'에 "의료 서비스가 원활하게 질병에 대처할 수 있을 정도까지 코로나 확산 속도를 늦추는 게 우리 목표였다"며 "코로나 발생 초기 사망자가 많이 나왔던 것은 방역 실패가 아니라 요양원 내 감염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개인 책임 강조·대응조치의 일관성이 성공의 비결"

    스웨덴 정부는 15일(현지시각) 요양원 방문 금지도 해제했다. 이와 관련해 레나 할렌그렌 사회부 장관은 "금지를 해제한 것은 위험하다. 그렇지만 (이번 조치와 관련해) 나는 이제 모든 국민이 (방역에 스스로) 책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요한 칼슨 스웨덴 보건청 국장은 자국의 코로나 대응 전략이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우리 방식은 국민 각자가 권고와 지침을 따라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만드는 것이었다"며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분명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낸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백신 같은 의학적 조치를 활용할 수 있을 때까지 속임수는 있을 수 없다. 스웨덴 국민들은 이 점을 인정했다"고 칼슨 국장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