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기회 공정하지 않은 헬조선… 정치가 무거운 책임 가져야" 맹비난
  •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016년 8월 20일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016년 8월 20일 "고위공직자일수록 특혜를 누리는 공정하지 않은 헬조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추 장관은 같은 달 27일 더불어민주당 제2대 당대표로 당선됐다.ⓒ뉴데일리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4년 전인 2016년 "금수저 가진 사람일수록, 고위공직자일수록 반칙을 통해 특혜를 누리고, 기회는 공정하지 않은 헬조선이 되었다"고 말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당시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제2대 당대표 후보였다. 추 장관은 현재 아들 군 복무 시절 특혜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과거 당대표후보 시절 고위공직자의 특혜를 비판했는데, 4년 뒤 자신이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에 과거 발언과 현재 행동이 모순돼 이른바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라는 지적을 받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이어 추 장관도 '추적추(추미애의 적은 추미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의 내로남불… 4년 전 "고위공직자 특혜로 헬조선" 발언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추 장관은 2016년 8월20일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민주당 서울시당 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금수저 가진 사람일수록, 고위공직자일수록 반칙을 통해 특혜를 누리고, 기회는 공정하지 않은 헬조선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그런데 흙수저를 모르는 대통령은 자기 나라를 조롱하고 비하한다고 국민을 꾸짖기만 한다"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어 "국민의 불안과 좌절에 이제 우리가 응답할 차례"라며 "우리 정치가 무거운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로 가면 우리 세대가 성장의 열매를 다 따먹고 다음세대에는 흙수저는 고사하고 희망조차 물려줄 수가 없다"고 경계한 추 장관은 "부잣집 딸이나 가난한 집 아들이나 출발할 때는 똑같이 출발할 수 있는 희망 있는 세상, 열심히 일하면 대가가 주어지는 보람 있는 세상, 노후세대에 보답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거꾸로 변했다"며 "부모세대에 자식은 희망이 아니라 짐이 되고 다음세대를 이어갈 자녀들은 결혼할 꿈조차 꾸지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추 장관은 또 2017년 민주당 대표 시절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정치인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공적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그 다음은 '공감능력'이 필요한 것 같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스스로 도덕적이라 판단하기 이전에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국민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국민은 무엇을 힘들어할까'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며 국민 전체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공감능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같은 해 여성동아와 인터뷰에서는 "정치인의 길 20년, 선택의 기로에서 한 번도 사심을 얹어본 적이 없다"며 "'공의'라는 기준에서 일탈 안 하고 일관성 있게 예측 가능한 길에 있었다는 것이 개인적인 보람이고 긍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위공직자의 반칙과 특혜로 공정하지 않은 헬조선이 됐다'고 역설했던 추 장관은 4년이 흐른 지금 '고위공직자 자녀 군 휴가 및 비자 취득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현재 추 장관은 아들 서모 씨의 2017년 군 복무 시절 특혜 의혹과 함께 딸의 프랑스 유학비자 발급을 청탁했다는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된 상황이다.

    "2017년 추미애, '내부고발자' 큰 용기... 2020년에는 형사고발"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1일 페이스북에 한 언론사 기사를 공유하며 "내부고발자는 큰 결심과 용기를 필요로 하고, 고발 이후에는 배신자라는 주홍글씨를 안고 살아가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한 추 장관의 2017년 발언을 소개했다.

    진 전 교수의 게시글은 내부고발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역설했던 추 장관이 최근 아들 서씨의 군 관련 의혹을 제기한 내부고발자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9일 서씨의 부대 배치 관련 청탁 의혹을 제보한 전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장과 이를 보도한 SBS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이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말과 행동이 다른 게 한 두번이어야 말이지. 이젠 아예 일상이 됐다" "입만 열면 말 바꾸는 자가 일국의 법무부 장관?" "조로남불에 이은 추로남불" "내로남불의 극치"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