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미림비행장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준비하는 듯…코 로나 확산되면 순식간에 전파
  • ▲ 김일성 광장을 본 딴 연습장에서 열병식 연습을 하는 북한군 대오. ⓒ미국 38노스 보고서 캡쳐.
    ▲ 김일성 광장을 본 딴 연습장에서 열병식 연습을 하는 북한군 대오. ⓒ미국 38노스 보고서 캡쳐.
    북한이 평양 인근에서 대규모 열병식 준비를 하는 모습이 위성에 포착됐다. 이는 국가적 비상방역체제를 강화하라는 김정은의 지시와 모순된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씽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북한연구프로그램 ‘38노스’는 “최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군이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연습 중”이라며 “노동당 창건일 기념식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1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가 공개한 위성사진은 지난 8월 31일 30분 간격으로 촬영한 것이다. 사진을 보면 김일성 광장을 본 딴 연습장 옆에 수백여 대의 군용차량이 주차돼 있고, 수천 명의 병력이 연습장 주변에 대오를 맞춰 행진하고 있다. 사진 속 검은 사각형이 북한군 대오다.

    군용차량이 주차된 곳에서 동쪽으로 가면 건설현장과 함께 지난 7월 완공한 종합경기장 같은 건물이 보인다. 건물 안에는 축구경기장이 있고, 그 주변으로 창고처럼 생긴 100여 개의 건축물이 보인다. 38노스는 “탱크나 장사정포, 이동식 발사차량(TEL) 등의 전력이 얼마나 동원됐는지 위성에 포착되지 않게 하려고 이런 건물을 만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 ▲ 열병식 연습장 옆에 있는 시설. 축구장 주변으로 100여 개의 건물이 서 있다. ⓒ38노스 보고서 캡쳐.
    ▲ 열병식 연습장 옆에 있는 시설. 축구장 주변으로 100여 개의 건물이 서 있다. ⓒ38노스 보고서 캡쳐.
    38노스는 “열병식에 참가하는 북한군 장비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연습장에 보이는 수많은 타이어 자국을 보면, 그 규모가 상당히 큰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북한군 동향은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열병식을 벌이기 위한 준비로 보인다”며 “이번 위성사진은 그 첫 번째 증거”라고 38노스는 설명했다. 38노스에 따르면, 북한은 예년에 비해 올해 열병식 연습을 늦게 시작했다. 우한코로나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는 것이 38노스의 분석이다.

    북한은 현재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전국적인 비상방역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선전매체 노동신문도 3일 “물샐 틈 없는 작전으로 방역망을 철통같이 진행하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하지만 이런 지시와 북한군 열병식 준비는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군의 위생 상태나 방역수준으로 볼 때 수천여 명의 병력이 숙식을 함께 할 경우 우한코로나 환자가 몇 명만 있어도 순식간에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