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회사 SNS에 음란물 올린 뒤 1일 오전 위중한 상태로 발견
  • ▲ 조준기 '여행에 미치다' 대표 인스타그램 캡처. 현재 이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 조준기 '여행에 미치다' 대표 인스타그램 캡처. 현재 이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음란 동영상을 SNS 계정에 올려 비난 여론에 휩싸인 여행 정보 채널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32) 대표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조 대표는 1일 오전 10시 50분께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말 모두에게 미안하다. 나 때문에 이유없이 고통 받고 욕 먹는 크루들, 친구들, 사랑하는 가족들까지"라는 글을 올린 뒤 "이제 더 이상 그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고 내 갈 길로 떠나려 한다. 코로나 시국이니 장례식은 가족끼리만 해주고 부조는 가족과 크루들 다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계좌번호)로 보내주면 좋겠다"며 자살 암시글과 계좌번호를 동시에 남기는 이례적 행보를 보였다.

    그러면서 "크루들이 시작해 나갈 때 많은 도움과 응원 부탁한다. 잘못은 내가 혼자 한건데 나머지까지 욕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가족과 회사 직원을 걱정한 조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순천대향병원에 이송됐다.

    이와 관련, 서울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날 오전 조준기 대표의 지인 분께서 119에 최초 신고를 하셨고, 119구조대가 저희쪽에 공동대응을 요청해 순찰차가 함께 출동했다"며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된 조 대표의 호흡과 맥박이 오전 11시 25분께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보고를 받았고, 현재도 치료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변사사건이 발생하면 응당 저희가 수사에 착수해야 하나 지금처럼 치료 중인 상황은 환자의 건강 상태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지금은 사건 경위를 확인할 단계는 아니고 치료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로드 진행 담당자' 문책성 2차 사과문에, 네티즌 분노


    앞서 지난달 29일 '여행에 미치다' 공식 인스타그램에 동성끼리 성행위를 하는 '음란 동영상'이 강원도 평창의 양떼목장을 소개하는 게시물과 함께 올라와 충격을 안겼다.

    논란이 일자 '여행에 미치다' 측은 곧바로 영상을 삭제한 뒤 사과문을 올렸다. '여행에 미치다' 측은 "일말의 변명 없이 관리자로서 신중히 신경쓰지 못해 게시물을 보신 많은 분뿐만 아니라 게시물을 제공해주신 분께도 피해를 끼치게 됐다"며 "불쾌한 영상과 미숙한 운영 및 조치로 실망하셨을 분들에게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조준기 대표가 이 사과문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금일 양떼 목장 게시물을 올린 당사자"라고 자신이 직접 업로드했음을 시인하는 댓글을 달았다.

    조 대표는 해당 영상은 트위터에서 다운로드한 것으로 직접 촬영한 형태가 아니라면서 "영상에 포함된 인물 모두 동성(同性)이다. 영상을 불법 다운로드한 부분에 있어서는 적절한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안으로 피해를 끼치게 된 회사에 큰 책임을 느끼는 바, 금일부로 대표직을 내려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행에 미치다' 측은 이튿날 두 번째 사과문을 올렸다. '여행에 미치다' 측은 "콘텐츠 업로드 중 부주의로 인해 이번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며 "관련 사항은 보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 사법기관에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변명의 여지 없이 해당 영상을 직접 촬영하지 않았더라도 단순 소지 자체만으로도 문제이고, 법적으로 처벌을 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에 내부적으로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업로드를 진행한 담당자'와 함께 사법기관에 정식으로 사건 접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1차 사과문(댓글 포함)과는 달리, 조 대표가 아닌 '업로드를 진행한 담당자'의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의 글이 게재되자, 네티즌들은 "영상이 올라온 경위 설명이나 후속 조치가 미미하다" "사과문에 진정성이 없다" "음란 영상이 불법 촬영물로 의심된다"는 등의 댓글로 '여행에 미치다' 측에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여행에 미치다'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조 대표가 여행 정보를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하면서 시작한 '여행에 미치다'는 수년 만에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서 수백만 구독자를 거느린 여행 전문 회사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