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檢 중간간부 인사 직후 '秋 공개비판' 김우석 등 3명 사표… 현재까지 10명 사직, 항의성 집단사표 나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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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두 번째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 따른 검찰 내부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추 장관 아들의 군대 휴가 미복귀 의혹수사를 지휘했던 김남우 서울동부지검 차장 등 7명이 인사 전후 사표를 제출한 데 이어, 현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던 검사들의 '줄사표'도 속출했다. 

    법무부의 직제개편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김우석 전주지검 정읍지청장(46·사법연수원 31기) 등이 대표적이다. 

    김 지청장은 27일 법무부의 검찰 중간인사 발표 직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사의를 밝혔다. 그는 "이제 저도 떠날 때가 된 것 같다"며 "좋은 추억과 감사했던 마음만 가지고, 귀한 공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김 지청장은 '추미애 검찰'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은 국가기관이고 절대다수의 검사가 사심 없이 열심히 일하는데도 때때로 검찰 조직 자체가 사심 가득한 양 비쳐질 때는 마음 아프기도 했다"며 "밖으로 나가면 검사와 검찰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려 한다. 있는 그대로 평가받으면 그 가치가 빛날 것"이라고 시사했다.

    '秋 공개비판' 김우석 사표… '유시민 수사' 이재승도 사의

    김 지청장은 지난 14일 추 장관의 직제개편 추진과 관련 "예민하게 대두된 대검 개편 이슈를 이리 급박하고 급격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저 멍해진다. '의견을 내면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까닭"이라며 공개 비판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수사했던 이재승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46·30기)도 28일 오전 "이제 검사생활을 매듭짓는다"며 사의를 밝혔다.

    이 부장은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여동생 피비에게 자신의 꿈을 설명하는 장면을 인용하며 "'콜필드가 그렇게 하고 싶었던 그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힘을 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마무리 하는 이때 뒤돌아보니 참 잘 선택한 직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부족했던 저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썼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 특별수사본부장 부공보관을 맡았던 정순신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도 27일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전날 단행된 검찰 인사에서 최근 사표를 제출한 검사 7명도 의원면직 처리됐다. 사표를 낸 검사는 ▲김남우(51·사법연수원 28기) 서울동부지검 차장 ▲이선욱(50·27기) 춘천지검 차장 ▲이건령(49·31기) 대검찰청 공안수사지원과장 ▲안권섭(55·25기) 서울고검 검사 ▲박성근(53·26기) 서울고검 검사 ▲전성원(49·27기) 부천지청 지청장 ▲김영기(50·30기) 광주지검 형사3부장 등 7명이다.

    '秋 아들 휴가 미복귀' 의혹 담당검사 등 7명 의원면직

    추 장관 아들의 군대 휴가 미복귀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김남우 차장은 중간간부 인사작업이 한창이던 지난 13일쯤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차장은 법무부 법무과장과 대검 수사지휘과‧정책기획과 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8월 대구지검 차장으로 승진했다.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면서 기수 내에서도 '에이스'로 인정받던 김 차장은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 승진 대상자로 유력했으나, 동기들에게 밀렸다.

    이선욱 차장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 부부장, 법무부 형사기획과·검찰과 과장 등을 지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파견근무했다. 그러다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과 함께 이른바 '돈봉투 만찬'에 동석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2017년 법무부 검찰과장에서 부산지검으로 사실상 좌천당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연루됐던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박연차 정·관계 로비사건) 수사팀에 참여했던 이건령 과장도 사직했다. 이 과장은 2009년 우병우 당시 대검 중수1과장을 보좌해 해당 수사팀에 참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사건 수사를 받던 중 같은 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영기 광주지검 형사3부장은 '이프로스'에 "사람은 곧 떠나지만 시스템은 남는 것이기에 법과 제도를 바꿀 때는 사심이 없어야 하고 두려움과 겸손함이 필요하다"며 "검찰이 범죄로부터 국가와 사회를 보호하는 데 모자람이 없도록 보완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사직 의사를 밝혔다.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에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김 부장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 1월 추 장관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부 폐지 조치 이후 광주지검 형사3부로 발령났다. 
     
    "특수‧공안통 중심 거취 고민하는 검사들 많아" 

    검찰 안팎에서는 검사들의 '줄사표' 기류가 더욱 확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하지 못했거나 사실상 좌천된 검사들에 더해 '친정부 체제 구축'으로 마무리된 인사에 불만을 품은 검사들의 사표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서울중앙지검 1~4차장, 서울남부지검 1차장, 서울서부지검 차장 등 주요 보직에 친여성향 검사들이 대거 배치된 데  반발해 29~30기들이 집단 항의성 사표를 고려 중이라는 말도 나온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인사 결과에 따른 검사들의 불만이 상당하다"며 "특히 특수‧공안통 검사들은 심각하게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 검사 개인에 대해 어떤 논란이 있더라도 친정부성향이라면 요직에 발탁되는 것을 직접 목도하면서 조직에 남아 있는 것에 큰 회의를 느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7월 법무부의 검찰 중간간부 인사 후에는 20명이 사표를 제출해, 불과 이틀 뒤 공석이 된 추가 20명에 대한 인사가 따로 발표됐다. 당시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여권 인사들을 수사했던 권순철(51·25기) 당시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등 지휘라인이 모두 사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