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NHK·산케이 “한일-한미 삐걱대는 사이에 중국이 추파… 왕따 文정권, 중국에 기대"
  • ▲ 지난 22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회담 때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2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회담 때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2일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회담을 본 일본언론은 “중국이 한·미·일 동맹의 균열을 노리는 것 같다”며 한국이 중국 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 “중국이 한국 취(取)할까 걱정”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관계 개선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은 타결되지 않아 양국관계가 삐걱거리는 가운데 중국이 한국을 찾아 추파를 보이는 것은 한·미·일 사이의 균열을 더욱 키우려는 속셈”이라는 일본 고위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처럼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 중국공산당 최고위층(양제츠)이 방한한 것을 보니 중국이 한국을 취(取)할 것 같아 우려된다”며 “자칫 한·미·일 관계까지 끊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문제로 한일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최근 한국 측은 일본기업 자산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일본 측은 강경대응하겠다고 맞서면서 양국관계의 해빙은 더욱 어려워졌다. 한국이 홀로 북한과 협력에 나서는 것도 문제다. 한국이 미국·일본과 공동 대응하지 않고 북한과 협력할 경우 동아시아 안보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의 주장이었다. 

    “여기에 중국이 홍콩을 대상으로 통제를 강화하고, 동지나해와 남지나해에서 도발적 행동을 일으킨 탓에 일중관계 개선 또한 답보상태”라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자민당 내에서도 중국이 일으키는 문제에는 엄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중 간 갈등이 일 때는 미국에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NHK “중국은 미국 때문에, 한국은 북한 때문에 서로 밀착”

    양제츠의 방한을 두고 NHK는 한국과 중국이 현재 국면을 타개하려고 서로 이용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우 미국이 우한코로나 문제와 홍콩 정세, 남지나해 문제를 명분으로 아시아 국가들과 연대해 강력히 압박하는 상황을, 전통적인 미국 동맹국인 한국을 앞세워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 ▲ 지난해 8월 1일 화이트리스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일 외교장관 회담 당시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8월 1일 화이트리스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일 외교장관 회담 당시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면 "한국은 악화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 측의 협력을 이끌어내고자 한다”며 “그러나 한국은 이 과정에서 홍콩 정세와 관련해 중국공산당의 처지를 지지해달라는 요구를 받게 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곤란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전문가인 게이오대 카모 토모키 교수는 “중국이 한미관계 사이에 쐐기를 박아 자기네에게 안전한 동아시아 질서를 만들고자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카모 교수는 “한국은 한반도에서 최악의 안보위기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다며, 북한에 큰 영향력을 가진 중국과 관계를 심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미국·유럽과 다른 한국에 접근, 대중국 포위망 깨려는 것”

    산케이신문은 양 위원이 서 실장에게 말한 내용에 주목하며 “중국은 점점 심해지는 미국과 갈등과 관련해 자신들의 원칙과 처지를 한국 측에 설명했다”며 “대만·홍콩·남지나해 문제에 관해서는 미국·유럽과는 일정한 거리를 둔 한국에 접근해 대중국 포위망을 깨뜨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정권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실현시킴으로써 우한코로나 대응의 성과를 국민들에게 드러내고, 북한을 움직여 남북관계 교착상황을 타개하고자 한다”며 “그러나 미중 대립이 격화하는 와중에 중국 쪽으로 너무 기운다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국내에서 나온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또 ‘극장형 반도’라는 한반도 특집 기사를 통해 문재인 정권이 현재 미국으로부터는 대중 압박에 참여할 것을 요구받고, 일본과는 관계가 악화한 상태이며, 북한으로부터는 대화를 거절당한 상태여서 중국의 협력밖에 기대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