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CIA 리포트 보도… "불투명한 의사소통, 책임추궁 우려해 코로나 골든타임 놓쳐”
  • ▲ 코로나로 숨진 사람의 시신을 정리하는 우한시 관계자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코로나로 숨진 사람의 시신을 정리하는 우한시 관계자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불투명한 의사소통, 책임추궁 등을 우려한 공산당 간부들의 은폐 때문에 우한코로나 확산을 막을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미국 정보기관 보고서가 나왔다. 우한코로나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게 된 근본 원인이 중국의 공산독재체제에 있다는 것이다. 

    우한코로나 확산, 시작은 우한시 간부 탓이었으나 베이징도 책임 커

    우한코로나가 팬데믹이 되는 과정을 조사한 미국 정보기관들의 보고서가 지난 6월 이미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중앙정보국(CIA)을 중심으로 한 정보기관들이 작성해 6월 정부 내에서 회람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초 우한시와 후베이성 관계자들이 베이징에 코로나 관련 상황을 몇 주 동안 보고하지 않거나 은폐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CIA 등은 지난 1월 전후로 나온 우한코로나 관련 보도와 우한시·후베이성에서 벌어진 일들을 교차확인했다. 그 결과 우한시와 후베이성 공산당 간부들은 지난해 말 이미 우한코로나가 사람 간에 감염되고 사상자가 생기는 등 심각한 문제임을 인지하고도 당 중앙으로부터 책임추궁을 당할 것을 우려해 실제 상황을 몇 주 동안 보고하지 않았다. 

    일부 당 간부는 우한코로나 관련 자료나 증거들을 은폐했다. 때문에 우한시를 찾았던 세계보건기구(WHO)는 물론 중국 공산당 중앙당조차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CIA는 결론 내렸다.

    우한코로나 확산의 심각성이 뒤늦게 베이징에까지 전해진 뒤에도 중국 공산당의 헛발질은 계속됐다. 베이징은 2월 선전매체를 통해 “당 중앙에서는 이미 우한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선전하며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우상화에만 급급했을 뿐 국제사회와 함께 전염병 확산을 차단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책임 가벼워진 것 아니라 확실해진 것”

    중국은 대신 자국 내 마스크·소독제 등 방역물자의 수출을 금지하고, 부족한 물자를 전 세계에서 수입하는 한편 우한코로나의 진원지 관련 정보를 은폐하거나 다른 나라 탓으로 돌리려는 행태를 보였다. 

    WHO 전문가들이 우한코로나 정보를 요구했을 때도 중국의 관계자들은 이를 은폐했다. 특히 지난 2월부터는 바이러스 진원지 관련 거짓 정보를 적극적으로 흘렸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 내 방역물자를 싹쓸이해 사갔던 2월 국무부가 이를 승인했다”면서 이때 미국이 선제적 대응에 나섰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미국 정부 소식통은 “그렇다고 이 보고서가 시진핑 총서기 등 중국 공산당 최고위층의 책임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신문에 말했다.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공산독재체제의 경직성 때문에 우한코로나 팬데믹이 일어난 것으로, 중국 책임론을 더욱 구체적으로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1986년 4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처럼 상황이 악화했다는 뜻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보고서가 중국 공산당 중앙당보다 지방 당 간부의 책임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며 미국과 중국 간에 일말의 대화 여지를 남긴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과거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자문을 맡았던 마이클 필즈베리는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시진핑 등 공산당 최고위급이 우한코로나의 핵심책임자가 아니라면 현재 미국의 대중국정책이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다른 한편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정보기관을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