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개 개그맨 박OO씨, 2년 동안 화장실·탈의실 내 불법 촬영 '덜미'
  • ▲ 해당 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연합뉴스TV 제공
    ▲ 해당 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연합뉴스TV 제공
    서울 여의도 KBS 본사 건물(연구동)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KBS 공채 출신 개그맨 박OO(30) 씨가 단순히 카메라를 설치만 한 게 아니라 직접 화장실에 숨어들어가 피해자를 수십 차례 촬영한 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부장판사 류희현)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박씨는 공소사실에 적힌 두 가지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를 모두 인정했다.

    이날 CCTV 영상과 몰래카메라,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 등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모두 인정한 박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사죄하는 마음으로 피해자들과 합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무려 2년간 불법 촬영… 확인된 범행만 47회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박씨는 2018년 10월 16일부터 올해 4월 15일까지 KBS 연구동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여성을 총 32회에 걸쳐 촬영했다. 박씨는 이 기간 몰래카메라를 비롯해 여자화장실에서 칸막이 위로 손을 뻗는 방법 등으로 피해자의 신체를 찍었다.

    또 올해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 동안 총 15회에 걸쳐 연구동 화장실과 신관 탈의실에서 용변을 보거나 탈의하는 여성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거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이렇게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 7개를 노트북 등 저장매체에 옮겨 휴대하고 소지했다.

    박씨는 초소형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기 위해 여성화장실과 탈의실에 총 22회 침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망 좁혀오자 자진 출석… 몰카 범행 자백


    앞서 KBS 소속 PD A씨가 지난 5월 29일 '개그콘서트' 연습실 이 있는 연구동 여자화장실에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모양의 몰카가 있다고 신고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이날은 '개그콘서트' 출연진이 장기 휴방을 앞두고 마지막 연습을 위해 모인 날이었다.

    이후 박씨는 6월 1일 새벽, 영등포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몰카를 설치했다고 자백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박씨가 몰카를 설치하기 전, 작동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본 것이 고스란히 찍혀, 이미 경찰이 박씨의 얼굴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6월 2일 박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해 증거를 확보한 경찰은 같은 달 30일 박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박씨는 2018년 7월 KBS 32기 개그맨 공채 시험에 합격해 개그맨이 됐다. 공채 합격 후 1년간 KBS 소속으로 지내다 최근까지 프리랜서로 활동했다.

    KBS로부터 'KBS 희극인 6등급'을 부여받은 박씨는 지난 5월에도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차기 재판은 내달 11일 오전 10시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