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관, 7일 2차 인사 단행, '추미애사단' 꾸리기 포석?… '尹 측근' 줄줄이 지방행에 윤 총장 고립 심화
  • ▲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DB
    ▲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데일리DB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7일 취임 후 두 번째 검사장급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친정부‧호남출신을 대검찰청에 전진배치하고, 특수부 출신의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들은 한직으로 내몰았다. 이번 인사를 두고 사실상 '윤석열 고립작전'이자 '2차 인사학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26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법무부는 고검장급 2명, 검사장급 6명을 승진‧보임하고, 18명을 전보 인사했다. 인사 대상자는 오는 11일자로 부임한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와 관련 "인권‧민생‧법치에 부합하는 공정하고 균형 있는 인사를 통해 조직 쇄신을 도모했다"며 "검사장급 보직에 신규 보임된 검사들은 출신 지역 및 학교 등을 적절히 반영해 균형 있는 인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인사‧예산 총괄 검찰국장 '3연속' 전북 출신

    그러나 실제 인사는 법무부의 이 같은 설명과 판이한 결과로 나타났다. 먼저 윤 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라인에 친정부 또는 호남 출신이 대거 투입됐다.

    대검 차장검사(고검장급) 자리에는 추 장관 보좌진으로서 법무부와 대검찰청 간 조율을 담당했던 조남관(연수원 24기) 검찰국장이 승진, 이동했다. 조 신임 차장검사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2006년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연을 맺은 뒤 현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검찰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 자리에는 심재철(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보임됐다. 심 신임 검찰국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감찰 무마 및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 정부 시각에서 윤 총장과 각을 세웠다. 

    심 신임 검찰국장 역시 전북 완주 출신으로 전주 동암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심 국장 임명으로, 이전 검찰국장이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조남관 국장에 이어 3연속 전북 출신 인사가 검찰국장 자리에 앉게 됐다. 

    검언유착 수사 지휘 라인도 모두 검사장급으로 승진하면서 대검에 배치됐다. 이정현(27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신성식(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각각 승진, 이동했다. 이 신임 공공수사부장은 전남 나주, 신 신임 3차장은 전남 순천 출신이다. 

    대검, 친정부‧秋측근‧호남출신으로 '꽉꽉' 

    다만 당초 고검장급으로 승진, 보임이 점쳐졌던 이성윤(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다. 검찰 내 친정부 인사의 대표 격인 이 지검장을 유임시킴으로써 청와대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 검언유착 의혹,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비위 의혹 등 현재 서울중앙지검이 맡은 권력 수사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에 남아 추후 조남관 신임 대검 차장검사와 함께 차기 검찰총장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대검 검사장급의 과학수사부장에는 이철희(27기)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형사부장에는 이종근(28기)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 공판송무부장에는 고경순(28기) 서울서부지검 차장이 각각 승진, 이동했다.

    이철희 신임 과학수사부장은 울산 학성고 출신으로 서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이종근 신임 1차장검사는 조 전 장관에 의해 발족된 '검찰개혁 추진지원단' 부단장을 역임하는 등 친정부 인사로 분류된다. 고경순 신임 공판송무부장은 추 장관의 한양대 법대 후배다.
  • ▲ 윤석열 검찰총장. ⓒ뉴데일리DB
    ▲ 윤석열 검찰총장. ⓒ뉴데일리DB
    반면 윤 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특수통' 출신이나 검찰 내 친정부인사들을 공개저격했던 인사들은 한직으로 내몰렸다. 친정부‧호남출신 인사들을 중앙무대로 끌어오면서 '윤석열 측근'을 내친 격이다.

    이성윤 지검장을 공개저격했던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법무연수원과 사법연수원 직책은 검찰 조직에서 '한직'으로 분류된다. 대표적 '윤석열 라인'인 한동훈 검사장(27기)과 윤대진 검사장(25기)도 각각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좌천된 상태다. 

    '이성윤 공개저격' 문찬석 좌천… '尹측근' 줄줄이 지방행

    문 지검장의 이번 인사이동은 지난 2월1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회의에서 이성윤 지검장을 향해 "청와대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 관련 이 지검장이 검찰총장 지시를 거부했다는 언론보도의 진실이 무엇이냐"고 공개저격한 일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마찬가지로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여환섭 대구지검장은 광주지검장으로 수평이동했고, 조재연 수원지검장은 대구지검장으도 하방 인사조치됐다. 윤 총장 측근으로 추 장관 부임 이후 대검 차장에서 대전고검으로 전보된 강남길 고검장은 유임됐다.

    이밖에 대구고검 검사장에는 장영수 서울서부지검 검사장이, 서울고검 차장검사에는 김지용 수원지검 1차장검사가 신규 보임됐다. 또 서울고검 검사장에는 조상철(23기) 수원고검장, 부산고검 검사장에 박성진 광주고검 검사장, 광주고검 검사장에 구본선 대검 차장검사, 수원고검 검사장에 오인서 대구고검 검사장 등이 전보조치됐다.

    한편 추 장관은 이번 인사에서도 윤 총장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추 장관은 검찰인사위원회 개최를 고작 하루 앞두고 윤 총장에게 실무진을 통해 서면으로 검사장 승진 후보자에 관한 의견을 물었고, 윤 총장은 이에 추천인 명단을 실무진을 통해 보낸 바 있다. 대검은 법무부의 이번 인사와 관련해 공식 견해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