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제방 붕괴로 주택 730여동, 논 595만㎡ 침수…민심 얻으려는 행동
  • ▲ 지난 5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정무국 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5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정무국 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군남 홍수조절댐을 찾은 시간 김정은은 황해북도 수해 현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경제난을 겪고 있는 주민들로부터 민심을 얻으려는 듯 자신 명의(국무위원장 명의)로 비축 중인 식량과 물자를 수해지역 주민들에게 보내주라고 명령했다.

    북한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6일 수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를 둘러보고 상황을 파악했다”고 7일 전했다. “대청리 지역은 최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내린 호우로 제방이 무너져 단층 주택 730여 동과 논 600여 정보(약 595만㎡)가 물에 잠기고, 주택 179동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수해 지역 관계자들은 김정은에게 “주민들을 일찍 대피시켜 인명피해는 없다”고 보고했다. 김정은은 “정말 다행”이라며 “국무위원장 이름으로 비축한 예비 식량을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공급해주고, 이에 필요한 문건을 작성하라”고 관계 기관에 지시했다.

    김정은은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침구류, 생활용품, 의약품 등 필수물자를 신속히 지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노동당 중앙위원회 관련 부서와 노동당 중앙당 관계자와 그 가족, 정부기관, 근로단체, 사법기관 등이 이재민 지원에 적극 나서라고 지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 "노동당 중앙위와 인민군, 수해복구 맡으라"

    또한 김정은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해당 부서와 인민무력성 간부들로 피해복구 사업 지휘부를 조직, 현장에서 수해복구를 지휘하면서 상황을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피해복구 사업에는 인민군을 동원하고, 필요한 물자는 국무위원장 명의 전략예비물자(전쟁용 물자)에서 빼내 지원하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의 이번 수해 방문은 2015년 9월 나진시 수해 현장을 찾았을 때와 달라 눈길을 끌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은 나진시에서 수해가 발생한지 3주가 지난 뒤에야 현장을 찾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수해가 발생한 직후 현장을 찾은 것이다.

    김정은이 이처럼 수해 지역을 황급히 찾아 자신 명의로 비축한 전쟁용 식량과 물자를 수해복구용으로 지원한 것을 두고 통일부 안팎에서는 주민들의 민심을 얻으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우한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고, 최근에는 월북한 탈북자 때문에 개성시 전체를 완전히 봉쇄해 민심이 흉흉해진 상황에서 수해 피해까지 외면하면 내부불만이 폭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전략 물자를 급하게 풀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