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주간지 플래시 “집무실에서 피 토해, 곧 사퇴” 보도… 日 정부는 “아니다” 부인
  • ▲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7월 6일 총리 관저에서 집무를 보다 피를 토했다고 한 주간지가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포스트 아베’에 대한 일본 안팎의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7월 6일 총리 일정 가운데 5시간 공백 있었다”

    일본 주간지 ‘플래시’는 아베 총리의 7월 6일 일정을 문제 삼았다. 매체는 “그날 총리 일정을 보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와 우한코로나 대책을 논의하고, 스기타 가즈히로 내각관방 부장관, 이마이 다카시 총리 보좌관 등과 함께 회의를 갖는다고 돼 있는데 오후 4시34분부터 5시간 동안 공백이 있다”며 이것이 아베 총리가 집무실에서 피를 토했다는 정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월요일 총리의 동정을 5시간 동안 알 수 없다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한 언론인의 주장을 인용한 매체는 “아베 총리는 17살 때부터 난치병으로 규정돼 있는 ‘궤양성 대장염’을 앓아 왔으며, 이 때문에 2007년 9월 총리직을 사임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궤양성 대장염의 합병증이나 십이지장 질환 때문에 피를 토했을 수도 있고,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오랫동안 복용한 탓에 피를 토했을 수도 있다”는 오오타케 신이치로 내과 전문의의 주장도 소개했다.

    매체 “아베 주변에서도 건강 나쁘다는 소문 계속 나온다”

    이어 “7월 중순 아베 총리가 개헌에 관한 미디어 전략과 교섭을 빨리 진행하라고 했는데 아마도 건강이 나빠서 그랬던 것 같다”는 말을 하세가와 에이치 총리 보좌관이 흘렸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아베 정권은 이미 죽은 몸”이라는 정치평론가 가쿠타니 고이치의 주장도 매체는 소개했다. 가쿠타니는 “아베 정권의 수명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며 “내각을 개편할 이유도 없고, 8월이면 가토 에이사쿠 총리의 최장 임기 기록을 넘어서기 때문에 갑자기 내각을 해산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 ▲ 지난해 4월 중국을 찾아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와 만난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4월 중국을 찾아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와 만난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체는 아베 총리의 건강이상설과 함께 “아베 총리가 퇴임 이후를 걱정하고 있다”며 그가 자신의 후임으로 아소 다로 부총리를 염두에 두고 9월에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일본 정부 “총리 건강하다”…하지만 ‘포스트 아베’ 관심은 커져

    매체 보도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내각관방부 장관은 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내가 매일 총리를 만나고 있다”며 “그는 평소대로 직무에 전념하고 있으며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사히 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도 스가 장관의 해명을 전했다.

    하지만 ‘포스트 아베’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현재로써는 개헌에 반대하는 등 아베 총리와 지향점이 다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차기 총리로 유력해 보인다. 그의 경쟁자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부 장관,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소 다로 부총리는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 6월 아사히 신문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31%의 지지를 얻은 반면 고이즈미 신지로 장관은 15%,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은 4%의 지지밖에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국민적 지지율은 실제 총리가 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

    다수당의 총재가 총리를 차지하는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내 움직임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니카이 간사장은 팔순이 넘은 나이(1939년생)에도 불구하고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 김대중 대통령,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 등과도 깊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니카이 간사장의 가장 큰 특징은 친중파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 7월 홍콩 보안법 통과 당시 시진핑의 일본 국빈방문을 취소해야 한다는 자민당 의원들의 의견을 억지로 누르고 비난 수위를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포스트 아베 구도’에 개입하게 된다면, 아베 총리와 같은 친중파가 다음 총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