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번째로 군사위성 확보… 데이터 전송용량 2배로, 적의 전파방해 공격도 막을 수 있어
  • 방위사업청이 21일 첫 군용위성 ‘아나시스Ⅱ(ANASIS-Ⅱ)’호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나시스Ⅱ’호는 통신위성이어서 국군 지휘통신사령부가 통제를 맡는다. 일각에서는 이를 한국군이 우주부대 창설에 첫발을 뗀 것으로 평가했다.

    ‘아나시스Ⅱ’호,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우주로


    ‘아나시스Ⅱ’호는 20일 정오(이하 현지시간) 미국 케이프커내버럴공군기지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호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고 방사청은 전했다. 스페이스X는 테슬라모터스의 창업자 엘런 머스크가 세운 우주개발업체로, 현재 미 공군의 위성발사를 담당한다.

    ‘아나시스Ⅱ’호는 발사 32분 뒤 고도 630km에서 팰컨-9호 로켓으로부터 정상적으로 분리됐다. 발사 50분 뒤에는 프랑스 툴루즈 위성관제센터(TSOC)와 교신에 성공했다.

    ‘아나시스Ⅱ’호는 앞으로 2주 동안 태양전지판 전개, 안테나 점검 등과 함께 중간 궤도변경을 통해 지구 정지궤도(3만6400km)로 향한다. 정지궤도에 안착한 뒤에는 1개월 동안 성능 및 시스템 점검 뒤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F-35A 도입 계약 시 절충교역으로 받은 통신위성

    한국군의 첫 독자위성인 ‘아나시스Ⅱ’호는 2014년 9월 미국 록히드마틴과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계약을 하면서 절충교역을 통해 받은 통신위성이다. 

    록히드마틴과 가격문제로 한때 사업이 중단되기도 했으나 문제가 해결됐다. 프랑스 에어버스가 ‘아나시스Ⅱ’호를 제작했다. ‘아나시스Ⅱ’호가 발사  뒤 첫 교신을 툴루즈 위성관제센터와 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 ▲ 20일(현지시간) 발사 준비 중인 팰컨-9호. 아나시스 Ⅱ호가 실려 있다. ⓒ방사청 제공.
    ▲ 20일(현지시간) 발사 준비 중인 팰컨-9호. 아나시스 Ⅱ호가 실려 있다. ⓒ방사청 제공.
    에어버스 측은 ‘아나시스Ⅱ’호가 정지궤도에 안착할 때까지 계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한편, 방사청은 “위성 가격이 5000억원이라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적정한 수준의 비용이 들었다”고만 밝혔다.

    군은 과거 무궁화 5호를 민간과 함께 사용하면서 보안문제와 협소한 통신대역 문제로 고민했다. 하지만 ‘아나시스Ⅱ’호를 독자적으로 쓰게 되면서 데이터 전송용량도 2배로 늘어났고, 적의 전파방해 공격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군 당국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반도 주변에서 제일 늦게 우주전력 확보하는 한국군

    방사청은 “이번 아나시스Ⅱ호의 발사로 우리 군은 세계에서 10번째로 전용 군사위성을 확보한 나라가 됐다”며 “새로운 전장인 우주에서 감시정찰, 조기경보위성 등 우주전력을 단계적으로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주변국 가운데 우주전력 확보가 가장 늦었다. 러시아는 2015년 공군과 우주군을 통합해 항공우주방위군을 만들었고, 중국은 2016년 1월 전자전부대와 사이버부대에 우주전부대까지 통합한 전략지원군을 창설했다. 

    미국은 2019년 12월 우주군 창설을 공식 발표했다. 일본은 지난 5월 항공자위대 예하에 우주작전대를 창설했다. 이어 항공자위대를 항공우주자위대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15년 공군 예하에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창설했지만, 실제로 활동하는 곳은 지구궤도 상의 적성국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Debris)를 감시하는 위성감시통제대대뿐이다. 게다가 ‘아나시스Ⅱ’호는 통신위성이어서 국군 지휘통신사령부가 통제를 맡을 예정이다.

    우리 군이 제대로 된 우주군을 갖게 되는 시점은 2030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군이 제시한 ‘미래도약 5대 플래그십 프로젝트’ 가운데 ‘스페이스 오디세이 프로젝트(우주발전계획)’에 따르면, 정찰위성·조기경보위성·항법위성·우주감시체계, 지상 및 공중 발사체, 방어·공격위성 등은 2030년대 들어서야 확보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미사일 방어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는 것이 공군의 목표다. 

    공군은 레이저 무기와 같은 고출력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2040년대 확보를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