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장혜영 두 의원 메시지, 유족과 시민의 추모 감정에 상처" 공식 사과
  • ▲ 심상정(사진)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류호정, 장혜영 의원의 조문 거부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정상윤 기자
    ▲ 심상정(사진)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류호정, 장혜영 의원의 조문 거부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정상윤 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자당 소속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심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두 의원의 메시지가 유족과 시민의 추모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류호정·장혜영 의원 조문 거부 사과"

    심 대표는 "정의당은 애도의 시간 동안 고인의 공적을 반추하며 전·현직 의원들이 조문하고 명복을 비는 동시에 피해 호소인에게 고통이 가중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며 "추모의 뜻을 표하는 것과 피해 고소인에 대한 연대 의사를 밝히는 일이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저와 정의당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류호정·장혜영 두 의원은 피해 호소인을 향한 2차 가해가 거세지는 것을 우려해 피해 호소인에 대한 굳건한 연대 의사를 밝히는 쪽에 무게중심을 뒀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사회적 논란이 큰 만큼 당 내부에도 논란이 크다"며 "정의당은 사회 변화에 앞장서온 당인 만큼 당 내부의 격렬한 토론도 정의당이 단단해지고 성숙해지는 과정이라 본다"고 해명했다.

    류 의원은 지난 10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피해 여성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저는 조문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모든 죽음은 애석하고 슬프고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썼다. 

    장 의원 역시 이날 오후 SNS에 "차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애도할 수 없다"며 조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의당 내에서는 두 의원의 결정에 비판과 지지 등 의견이 엇갈리며 논란이 가열됐다.

    진상조사, 2차 피해 방지 요구도

    그러나 심 대표의 사과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민진 당 혁신위 대변인은 14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심 대표의 사과와 관련 "아쉽고 유감스럽다. 두 의원 입장을 존중한다는 이야기를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정의당이 이야기해야 할 핵심은 피해 호소인이 제기한 사건의 진실규명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지 않아야 한다는 문제제기, 그리고 문제제기만으로 그치지 않는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원내 유일 진보야당으로서 정의당의 책임도 무겁다"고 지적했다.

    한편 심 대표는 이러한 논란에 사과 의사를 표하면서도 서울시의 철저한 진상조사, 2차 피해 방지 등을 요구했다.

    심 대표는 "정의당은 한 여성이 폭력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모두가 안전한 사회로 나가는 출발점이라 생각한다"며 "서울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허위사실 유포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은 지금까지 조사한 결과를 명확히 공개하고, 2차 피해에 대한 고소 건을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