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운동권 중진' 우원식·윤호중·이인영·조정식, 1억 재산→ 10억으로 늘어
  • ▲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윤호중-이인영-우상호-조정식 의원. ⓒ박성원 기자
    ▲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윤호중-이인영-우상호-조정식 의원. ⓒ박성원 기자
    '반미-반독재'를 외치며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더불어민주당 586(50대, 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운동권 출신 중진(4선 이상) 의원들이 취임 초기 대비 평균 10억원 이상 재산을 불린 것으로 3일 드러났다. 

    한때 사회적 모순을 꼬집으며 개혁을 주장했던 이들이 집권당 주류가 되면서 권력과 부를 동시에 거머쥔 기득권층이 됐다는 평가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계에서는 "민주주의를 위해 봉사하는 국회의원이 특권을 누린다"는 비판이 나왔다.

    4억에서 20억으로…우원식, 16년 동안 재산 16억 '증가'

    한국일보가 이날 국회 공보와 정부 관보를 참고해 민주당 4선 이상 의원의 재산 흐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당선 초기 1억원 정도에서 출발해 지금은 10억원 안팎으로 재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우원식·윤호중·이인영·조정식 의원 등이 '1억→10억원' 재산 증식의 주인공들이다.

    1981년 전두환 전 대통령 퇴진운동으로 징역 3년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을 선고받았던 4선 우원식 의원의 재산은 17대 국회에 입성한 첫해인 2004년 4억4000만원에서 올해 20억원으로 재산이 16억원 가까이 늘었다. 이는 우 의원이 소유한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우 의원의 재산공개 명세에 따르면, 우 의원 배우자가 2004년 7월 학원 운영을 위해 5억3000만원에 구매한 서울 노원구 중계동 건물이 현재 11억2000만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또 노원구 연립주택 가격도 1억6000만원에서 3억2000만원으로 2배 증가하면서 재산 증식에 기여했다. 

    '2주택자' 윤호중, 16년 전 대비 재산 14억3000만원 '상승'

    1984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과 서울대 프락치 사건의 폭행 주동자로 지목돼 징역 10개월(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을 선고받았던 4선 윤호중 의원은 당선 첫해인 2004년 1억7000만원이었던 재산이 올해는 16억원에 달하면서 16년 전 대비 14억3000만원이 늘어났다. 윤 의원은 586의원 중 드물게 2주택자다. 

    윤 의원의 올해 재산목록을 보면, 지역구인 경기도 구리시 아파트(3억8000만원)와 구리시 주상복합(6억1000만원·배우자 소유)과 예금 4억7000만원 등이다. 윤 의원은 재산이 늘어난 이유와 관련해 "부모에게 상속받은 시골 토지가 2008년쯤 매매돼 자산평가금액이 10억원 정도 증가한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아내도 장인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이 있다"고 해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인영·조정식, 2004년 대비 재산 8억원 늘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회장 출신으로 정보기관에 끌려가 고문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 4선 이인영 의원의 재산은 배지를 처음 달았던 2004년 1억3000만원에서 올해는 10억원으로 8억7000만원이 늘어났다. 

    이 의원의 재산 증가 원인으로는 예금 4억7000만원(본인 6000만원, 배우자 4억원 등)이 생긴 것과 2004년 재산 신고 당시 갖고 있던 지역구인 서울 구로구(71.06㎡ㆍ배우자 명의) 아파트가 16년 사이 1억3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증가한 게 주된 이유로 분석됐다. 

    연세대 졸업 후 프레스공으로 취직해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던 5선의 조정식 의원은 윤 의원과 마찬가지로 2주택자다. 그의 재산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첫해인 2004년 경기도 김포시 아파트 한 채를 포함해 1억500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10억1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조 의원 부부는 현재 지역구인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아파트를 각각(조 의원 119.64㎡, 배우자 84.50㎡) 소유했다. 조 의원이 신고한 이들 아파트 두 채의 가격은 총 5억1000만원으로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같은 아파트 같은 평수의 지난해 실거래가(두 채 합계 6억6000만원~7억9000만원)보다 1억~2억원 적다.

    '재산 7억원 불린' 우상호 "국회의원 월급 저축해"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87년 6월항쟁 때 고(故) 이한열 씨가 최루탄에 맞아 사망하자 시위현장에서 이씨의 영정사진을 들고 선봉에 섰던 4선 우상호 의원의 재산은 2004년 9000만원에서 올해 8억원으로 1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16년 동안 7억1000만원이 늘어 앞선 586 의원들의 재산 변동과 큰 차이가 없었다.

    2004년 당시 무주택자였던 우 의원은 2005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아파트를 1억2000만원에 구입한 후 2017년 3억원에 팔아 현재는 홍제동의 4억원짜리 전셋집에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경기도 포천시에 단독주택(66.3㎡)을 갖고 있어 국회의원 임기 중 무주택자에서 벗어났다. 

    우 의원은 재산 증가 이유와 관련해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받은 조의금으로 포천에 작은 땅을 사 놓은 것"이라며 "나머지는 일반 직장인보다 많은 국회의원 월급을 43세 때부터 모아 늘어난 현금성 자산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재산규모 '상위 20%' 등극한 與 586 다선 중진들

    이처럼 10억원 정도에 이르는 586 민주당 중진 의원들의 재산규모는 일반 국민과 비교했을 때 상위 20% 수준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조사에서 모든 연령 기준의 순자산 5분위(상위 20%) 금액이 10억9000만원 정도이기 때문이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신문을 통해 "민주주의를 위해 봉사하는 직책인 국회의원이 이런 규모의 재산을 형성할 정도로 큰 돈을 버는 건 일반 국민에 비해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