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업' 받는 남학생에게 "혼자 있을 때 뭐하냐" "에너지는 어떻게 푸나" 등 짓궂은 질문 던져
  • ▲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정부- 왓더빽 시즌2' 방송 화면 캡처.
    ▲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 '대한민국 정부- 왓더빽 시즌2' 방송 화면 캡처.
    국민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대한민국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한 여성 진행자가 중학생 소년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논란의 주인공은 JTBC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김민아(29). 김민아는 지난 5월 1일 '왓더빽 시즌2' 코너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으로 '비대면 수업'을 받는 남자 중학생 A군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김민아는 A군에게 "엄청 에너지가 많을 시기인데 그 에너지를 어디에 푸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A군은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그러자 김민아는 "왜 웃는 거냐?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는 짓궂은 질문을 재차 던졌다.

    이어 김민아는 "집에 있어서 좋은 점도 있느냐"는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이에 A군이 "엄마가 집에 잘 안 계셔서 좋다"고 답하자 김민아는 "그럼 혼자 집에 있을 때 뭐해요?"라고 재차 물으며 장난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A군은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

    "남자 아나운서가 여학생에게 저런 말을 했다면…"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 인터뷰의 제목은 '중학생한테도 선 없는 김민아...불쌍해ㅠㅠ 중학생'이었다. 영상물 게시자가 '선 없는 김민아'라고 적었듯이, 미성년자에게 해서는 안될 질문들이었다.

    성희롱으로 볼 수도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 그것도 정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불거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네티즌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들은 "성인이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적 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반대로 남자 아나운서가 여자 중학생에게 저런 말을 했다면 더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민아는 1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부주의한 언행으로 시청하시는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민아는 "시민분들과 영상통화 하는 과정에서 학생 출연자와 촬영을 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저의 무리한 언행이 발생했다"면서 "개인적인 영역을 방송이라는 이름으로 끌고 들어와 희화화 시키려 한 잘못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부끄러운 행동이었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자극적인 것을 좇지 않고, 언행에 각별히 조심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좀 더 빨리 글을 올렸어야했으나 오늘 일정으로 이제서야 사과 말씀을 올리게 됐다"고 밝힌 김민아는 "저로 인해 잘못된 일, 제가 책임지고 상처받은 분들께 모두 직접 사죄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문체부 "제작진과 김민아 하차 여부 논의"


    성희롱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영상을 삭제한 대한민국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대한민국 정부 - 왓더빽 시즌2) 관리자도 "이번 일로 시청하시는 국민 여러분들께 불편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먼저 관리자는 "'왓더빽'은 가방털기라는 콘셉트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유튜브 코너로서 기획됐고, 시즌 2에서는 코로나19로 직접 뵙기 어려운 국민 여러분들을 화면을 통해 비대면으로 만나 말씀을 나누는 내용으로 구성됐다"고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해당 동영상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시작한 학부모님과 학생들의 솔직한 생각을 나누는 편이었는데, 학생 출연자와 코너 진행자인 김민아 님께서 나누는 대화 중 일부가 적절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어 해당 부분을 수정해 해당 편의 완성도를 좀 더 높여 재게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을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제작진과 김민아의 하차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