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에 북한식 단어 그대로 사용, 논란 일자 황급히 수정… "의도적이냐" 눈총도
  • ▲ 지난달 29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한 전현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 지난달 29일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한 전현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달 29일 보도자료에 '이장(행정리의 최고책임자)'이라는 우리말 표현 대신 '리장(理長)'이라는 북한식 표현을 써 논란이 일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친문(친문재인)'계로 꼽히는 전현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취임한 날이었다.

    이에 권익위는 "조금 착오가 있었다"며 해당 보도자료의 제목과 내용을 '이장'으로 황급히 고쳐 홈페이지에 올렸지만, 야당에서는 "수장으로 오는 사람이 친문 인사이기에 의도적으로 북한식 표현을 쓴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권익위, 전현희 취임했다고…'북한 따라가기' 안 돼"

    권익위는 지난달 29일 '통장·리장 대학생 자녀도 장학금 받는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 본문에도 '이장' 대신 '리장'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국어사전에는 '리장'은 '이장'의 북한식 표현이라고 돼 있다.

    이와 관련,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해당 보도자료는 민주당 재선 국회의원 출신의 전현희 권익위원장 취임 직후 나온 것"이라며 "남북의 교류‧협력은 유지되고 발전해야 하지만, '북한 따라가기'로 연결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 ▲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보도자료. 제목과 내용에는 '리장'이라는 북한식 표현이 표기돼 있다. 이날은 전현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권익위원장에 취임한 날이다.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
    ▲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보도자료. 제목과 내용에는 '리장'이라는 북한식 표현이 표기돼 있다. 이날은 전현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권익위원장에 취임한 날이다.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
    정부기관 권익위 "리장, 북한식 표기인지 잘 몰랐다" 해명

    권익위는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리장'이라는 표현은 통상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식 표기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보도자료를 쓴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지자체가 언론 보도 등에서 통·리장이라는 표현을 좀 많이 쓴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신경을 못 쓴 면이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니 '이장'으로 쓰도록 돼 있더라"며 "정부기관에서 북한식 표현을 왜 쓰겠나. 조금 착오가 있었는데 '이장'이 맞는 표현이라고 해서 (이날) 홈페이지에는 수정해서 올린 상태"라고 전했다.

    "권익위, 수장으로 친문이 오니 의도적으로 '리장' 쓴 건가"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권익위가 '친문' 전현희 전 의원의 권익위원장 취임과 맞물린 시점에서 북한식 표현을 쓴 점을 두고 "의도적인 게 아니냐"며 의구심 섞인 눈초리를 보냈다.

    통합당 박성중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권익위가 '리장' 표현을 쓴 것과 관련해 "두음법칙이나 초등학교 국어공부만 제대로 해도 '리장'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굳이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누구의 실수인지 아니면 수장으로 오는 사람이 친문 인사이기에 의도적으로 좌파의 북한식 표현을 쓰는 건지. 어느 것이든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