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배치 B-1B 폭격기까지 더하면, 유사시 3~6시간 안에 北에 대응… 美, 억제력 강화
  • ▲ 지난 5월 8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도착한 제7폭격비행단 소속 B-1B 폭격기. ⓒ미군 전략사령부 공개사진.
    ▲ 지난 5월 8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도착한 제7폭격비행단 소속 B-1B 폭격기. ⓒ미군 전략사령부 공개사진.
    미 공군이 B-52H 전략폭격기 3대를 알래스카 아일슨기지에 배치했다. 2017년 8월 레드플랙훈련 이후 3년 만이다. 국내에서는 B-52H 폭격기의 알래스카 배치를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한다. 반면 해외 군사전문매체는 미국의 러시아·중국 압박으로 풀이했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B-52H 아일슨 배치 공식 발표


    미군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일본 근처에서 훈련 임무를 수행하던 B-52H 폭격기 3대를 알래스카 아일슨기지에 정식 배치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은 B-52H의 임무범위 내에 일본 인근 해상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국내 언론은 여기에 지난 5월부터 괌 앤더슨기지에 배치한 B-1B 폭격기 4대까지 더하면 미군이 한반도 유사시 3~6시간 내에 북한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했다. 

    국내 언론들은 “이는 유사시 대북 무력시위 임무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조치로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억제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군 소식통의 주장을 전했다.

    실제로 북한이 김여정을 앞세워 대남도발 위협을 시작한 뒤 B-1B와 B-52H 폭격기 편대가 한반도 인근으로 날아와 비행했다는 것이 군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핵공격이 가능한 B-52H가 일주일 새 세 번이나 한반도 인근까지 날아와 평양이 바짝 긴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략폭격기 편대의 전진배치 또한 북한을 움츠러들게 했을 것이라는 게 이 소식통의 분석이다. 과거 B-52H의 경우 괌에서 날아오는 데도 4~5시간이 소요되고, 미국 본토에서 B-1B가 날아오는 데는 10시간 넘게 걸렸는데, 알래스카에 B-52H가, 괌에 B-1B가 배치된 뒤에는 유사시 3~6시간 내에 북한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러시아와 중국 억지하는데... 북한, 눈치 없이 도발하면…

  • ▲ 지난 6월 1일 우크라이나 공군의 Su-27과 Mig-29의 호위를 받으며 비행하는 B-1B 폭격기 편대. ⓒ미군 전략사령부 공개사진.
    ▲ 지난 6월 1일 우크라이나 공군의 Su-27과 Mig-29의 호위를 받으며 비행하는 B-1B 폭격기 편대. ⓒ미군 전략사령부 공개사진.
    에어포스매거진 등 미국 군사전문매체들의 분석은 조금 달랐다. 러시아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폭격기들을 전진배치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지난 4월 괌에 배치했던 B-52H 폭격기 5대를 본토로 철수했다. 이후 5월8일 제7폭격비행단 소속 B-1B 편대를 괌에 배치했다. 그런데 이날을 전후해 동유럽에서 미군 폭격기 훈련이 있었다고 에어포스매거진이 전했다.

    미주리주 화이트맨공군기지에서 B-2 폭격기 2대, 노스다코다주 미노트공군기지에서 B-52H 폭격기 2대, 루이지애나주 박스데일공군기지에서 B-52H 폭격기 2대가 이륙해 대서양과 유럽 상공에서 폭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이때 미 공군 전략사령부는 “인도태평양사령부과 유럽사령부의 임무를 지원하기 위한 훈련”이라는 성명을 내놨다.

    미군이 유럽과 인도-태평양을 포함한 지역에서 폭격기 훈련을 실시하자 러시아가 반응을 보였다. 미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 공군은 지난 6월10일부터 핵폭격이 가능한 Tu-95 폭격기를 알래스카 상공으로 계속 보낸다. 이때마다 F-22 전투기가 출격해 이들을 요격했다.

    한편 미 해군은 2개 항공모함강습단을 남지나해에 배치하고 중국을 압박한다. 대만 공군은 지난 10일부터 매일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는 중국 전투기를 내쫓는다. 

    최근 인도군은 중국 인민해방군과의 국경분쟁이 확산할 것에 대비해 국경 갈완계곡에 대규모 기갑부대를 배치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에 대항한다며 29일부터 남지나해와 대만해협, 갈완계곡 일대에서 동시에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이처럼 미국은 현재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압박한다. 대만과 인도 등이 사실상 미국을 돕는다. 이럴 때 북한이 세계정세를 읽지 못하고 도발을 자행할 경우 미국에 ‘본보기’로 호되게 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