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삐라 1200만 장 예고… 민주당 "대북전단 해결할 테니 자제해달라"… 野 "구걸이 습관"
  •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북한이 대남전단 1200만 장을 수도권에 살포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삐라 딜레마'에 빠졌다. 북한이 당장 대남전단을 살포할 경우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제지할 명분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북한에 "대북전단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북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이 대남전단을 현실화할 경우 대북전단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도 많아지고 있다"며 "북한이 현명한 판단을 하기를 원하지만 (대남전단을 살포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방법이 없다. 조금만 기다리면 대북전단을 해결할 텐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남북화해 시대에… 무익한 일"

    민주당 지도부는 북한의 대남전단 살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탈북민단체가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고 하고, 북한도 이에 맞서 대남전단을 뿌리겠다고 한다"며 "남북화해 시대에 1970년대에나 있던 것을 서로 살포하겠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고 도움도 안 되는 무익하고 위험한 일"이라고 탈북민단체와 북한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대규모 전단 살포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매우 비이성적 행동"이라며 "북한이 파국을 원치 않는다면 자중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북한의 대남전단 살포 중단을 요구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대북전단 문제를 확고히 해결하겠다. 북측에 이성적인 행동을 촉구한다"며 탈북민단체의 전단 살포를 막을 테니 북한의 대남전단 살포를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브리핑을 했다. 

    北 "삐라 1200만 장, 풍선 3000여 개 남조선 종심까지 살포"

    통합당은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가 '구걸'이라는 견해다. 통합당의 한 초선 의원은 "대북전단 문제를 해결할 테니 대남전단을 날리지 말아달라는 것이 집권여당이 할 소리인가"라며 "북한에 매사 구걸하는 습관을 버리질 못하니 남북관계도 파탄나고 국제사회에서도 우리가 비판받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보도를 통해 "인민들의 분노와 적개심이 담긴 1200만 장의 각종 삐라를 인쇄했고 3000여 개의 각이한 풍선을 비롯해 남조선의 깊은 종심까지 살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수단들이 준비됐다"며 "삐라와 오물을 수습하는 것이 얼마나 골치아픈 일이며, 얼마나 기분 더러운 일인가 하는 것을 제대로 당해봐야 버릇이 떨어질 것이다. 응징보복의 시각은 바야흐로 다가오고 있다"며 대남전단 살포가 임박했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