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김병관, 김정봉 전문가 3인… "국민적 자극 않고 文정부 압박하는 선에서 도발할 것”
  • 북한이 16일 오후 2시49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북한의 다음 행보와 관련,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 일대 병력 투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북한이 다음 도발을 할 때는 한국 민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정부만 곤혹스럽게 만드는 선을 계산해 실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정원 대북정책실장을 지낸 김정봉 유원대 교수는 "개성공단에 북한군을 진입시키고 휴전선 일대에 장사정포를 배치해 서울을 겨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민 대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다음은 개성공단·금강산 병력 투입”

    김성민 대표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3일 북한 김여정이 담화를 통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형체도 없이 무너뜨리겠다”고 했던 사실을 지적했다. 최고지도자(당 중앙)의 발표와 지시가 법보다 상위에 있는 북한인만큼 주민들과 군대로서는 발표한 내용을 지키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었다.

    “이제 다음 차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에 병력을 배치하는 것”이라고 김 대표는 내다봤다. 김여정으로부터 “대적 행사권을 모두 넘겨받은” 총참모부가 16일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관계부서로부터 남북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김 대표는 주목했다.

    남북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라면 금강산관광지구·개성공단·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 9·19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철수한 비무장 지대(DMZ) 전방소초(GP)밖에 없다. 이 가운데 폭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처럼 외부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으면서도 대규모 병력을 이동할 수 있는 곳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이기 때문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병관 대장 “한국 국민 안 건드리고 정부만 곤란하게 할 것”


    손자병법 전문가로 알려진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예비역 육군대장, 육사 28기)은 “북한의 다음 도발은 한국 정부를 곤란하게 만들되 한국 국민 전체가 반발하지 않는 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현재 행동은 한국 정부로부터 뭔가를 얻어내기 위해 계산된 행동”이라고 지적한 김병관 전 부사령관은 “다만 북한은 한국 민간인의 인명피해가 없는 선이 되도록 주도면밀하게 계산하고 도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정확히 현 정부의 지원을 끌어낼 수 있는 선까지 도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김 전 부사령관은 덧붙였다.
  • ▲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도라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도라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남도발을 했는데 민간인이 죽거나 다쳐 전 국민의 분노를 사게 되면 현 정부가 아무리 북한을 지원하려 해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북한 지도부도 잘 알고 있다고 김 전 부사령관은 설명했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지구에 병력 투입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그런 도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김정봉 교수 "개성공단 진입 후 휴전선에 장사정포 배치할 것"

    “북한이 휴전선까지 이동, 장사정포로 서울을 겨냥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북한이 휴전선에서 육안으로 관측 가능한 지점을 모두 요새화한 뒤 장사정포로 서울을 겨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 정보관리실장을 지낸 김정봉 유원대 교수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북한은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다음 개성공단에 북한군 2군단을 진입시키고, 다음에는 휴전선까지 내려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전면전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한 김정봉 교수는 “북한의 도발 목표는 북한 내부 단속과 대미 협상용”이라고 주장했다. 남한은 언제든지 우리 북한이 요리할 수 있으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개성공단·금강산지구 자산 1조7000억원, 북한군 손에 들어가나

    2003년 착공 전까지 개성공단 부지인 개성특별시와 판문읍 봉동리 등에는 북한군 2군단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이 배치돼 있었다. 2003년 금강산 육로관광이 이뤄진 길 또한 북한군이 줄줄이 배치됐었다. 이곳에서 장사정포와 방사포 공격을 하면 한국 전방부대는 물론 대도시와 지원부대까지 공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이곳에 병력을 재배치할 경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의 한국 측 자산은 더이상 회수하기 어렵다. 개성공단에만 1조1700억원, 금강산관광지구에는 4200억원 상당의 자산이 남아 있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측 발표에 따르면, 2016년 3월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할 당시 현장에는 123개 입주기업이 투자한 시설·장비 5613억원, 완제품과 원·부자재 등 재고자산 2464억원, 정부와 한국전력 등이 투자한 시설 3636억원 상당이 있다. 북한이 마음대로 사용하는 근로자 통근용 버스도 300대에 달한다.

    북한은 2016년 이후 “남측 자산을 임의로 처분하겠다”고 했지만 대북제재 등으로 인해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북한군이 만약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를 점거하고 시설과 자재를 중국 등을 통해 빼돌려 팔면 이는 고스란히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