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방위상 “비용과 시기가 문제…당분간 이지스 호위함에서 북한미사일 요격”
  • ▲ 미육군의 이지스 어쇼어 체계 시험발사 장면. 이지스 구축함의 레이더와 SM-3 미사일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육군이 관리하는 고정식 시설이라는 점이 차이다. ⓒ미육군 공개사진.
    ▲ 미육군의 이지스 어쇼어 체계 시험발사 장면. 이지스 구축함의 레이더와 SM-3 미사일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육군이 관리하는 고정식 시설이라는 점이 차이다. ⓒ미육군 공개사진.
    일본이 지상배치형 요격미사일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위한 비용을 미국 측에 지불한다고 밝혔던 터라 일본 언론도 이번 결정을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측의 반발을 우려하고 있다.

    고노 방위상, 15일 이지스 어쇼어 도입 중단 발표

    니혼게이자이(이하 닛케이) 신문은 “이지스 어쇼어 구매 및 배치는 두 나라 동맹 강화를 상징하는 계획이었다”며 16일 이지스 어쇼어 도입 중단 소식을 전했다.

    ‘이지스 어쇼어’ 도입 중단 소식은 지난 15일 고노 다로 방위상의 입에서 나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고노 방위상은 “비용과 시기를 고려해 이지스 어쇼어 배치 일정을 중단한다”면서, 배치 전 시험 발사를 할 장소도 없는 데다 기술적인 문제도 있다고 이유를 댔다. 그러면서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은 당분간 이지스 호위함(구축함)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노 방위상의 말은 ‘이지스 어쇼어’ 도입 전까지 추진하던 미사일 방어계획을 재추진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6척 보유하고 있는 이지스 호위함(구축함)을 2021년까지 8척으로 늘리고, 여기에 탄도미사일 요격용 SM-3 블록ⅡA를 탑재해 북한의 공격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도입 전 예상한 비용과 실제 도입 비용, 차이 컸다
  • ▲ 일본의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 단계별 대응책을 설명하고 있다. ⓒ아베마 TV 관련영상 화면캡쳐.
    ▲ 일본의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 단계별 대응책을 설명하고 있다. ⓒ아베마 TV 관련영상 화면캡쳐.
    신문은 “이지스 어쇼어 도입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의 합의에 따라 하향식으로 진행된 사업으로, 북한 핵탄두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미일 동맹의 강화를 보여주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한미동맹 문제에다 중국에 3불 정책(미국의 미사일 방어계획 불참, 사드 추가 배치 불가, 한미일 군사동맹 불참)을 약속한 상태로 SM-3나 사드(THAAD)같은 신형 요격체계 도입을 못하는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부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일본 언론이 공개한 이지스 어쇼어 도입 비용을 살펴보면, 한국이 일본을 부러워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2017년 ‘이지스 어쇼어’ 도입 계획을 밝혔을 때 일본 방위성이 추산한 비용은 1개 포대 당 800억 엔(9000억원)이었다. 1600억 엔(1조8000억원)이면 일본 전역을 빈틈없이 방어할 수 있다고 방위성은 설명했다. 1척당 1500억 엔(1조7000억원)이 드는 이지스 호위함을 여러 척 도입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나 2018년 예산을 편성하며 계산해 보니 ‘이지스 어쇼어’로 비용이 줄어든다는 가정은 잘못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최종적으로 추산한 결과 1개 포대 도입비용만 1000억 엔(1조1250억원)이 들고, 기지 조성, 지원비용 등을 더하면 실제로는 수천억 엔이 드는 것으로 판명이 났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일본 여론은 그러나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중단한다고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 도입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신문은 “고노 방위상은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중단한다면서, 이를 대체할 다른 체계가 무엇인지 제시하지 않았다”며 “이것이 북한에게 빈틈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미사일 요격 체계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